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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회사 만들어 회삿돈 가로챈 LG전자 직원들, 사측 은폐 의혹도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06.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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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LG전자 직원들이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세워 회삿돈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주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LG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시를 하지 않아 사건을 숨기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5일 인사이트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LG전자 홍콩 법인에 근무한 전 직원 A씨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홍콩 현지에 유령법인을 꾸려 부품을 납품한 후 통행세와 리베이트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당시 국내 업체들은 중국에 있는 제조업체들로부터 부품을 사들여 ODM(제조자 개발생산) 업체가 완제품을 만들도록 했다. LG전자는 이 과정에서 저급 부품이 섞일 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홍콩에 부품 생산법인을 만들어 ODM 업체에 공급했다.

하지만 LG전자는 2008년 4월부터는 홍콩 부품 생산업체를 없애고 모든 부품을 직접 거래하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그 당시 홍콩 생산법인에서 일하고 있던 A씨는 부품 공급 과정에 개입해 중간 이득을 챙기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가로챘다.

A씨는 LG전자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고 유령법인을 만든 후, 부품업체와 LG전자의 ODM 업체 사이에서 부품단가를 올린 견적서를 LG전자 ODM 업체에 제시해 차액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업체로부터 기존과 동일한 가격에 부품을 납품 받은 후 ODM 업체에 더 비싼 가격에 팔아넘긴 것.

2008년부터 2011년까지 LG전자의 오디오 관련 제품 중 ODM 업체를 통해 생산한 수량은 111만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74만개가 A씨의 유령법인에서 납품한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LG전자로부터 유령법인을 통해 140만 달러(16억5000만원)의 통행세를 챙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A씨는 2010년부터 LG전자 ODM 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챙기기도 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취한 돈을 동료인 B씨의 배우자 계좌에 입금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A씨가 이런 식으로 챙긴 리베이트만 34만8000 달러(4억1000만원)에 달한다. B씨는 17만 달러(2억원)를 챙겼다.

내부 직원들이 3년 동안이나 유령회사를 통해 회삿돈을 가로챘기에, LG전자의 관리 시스템이 부실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LG전자가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시를 아직까지 하지 않아, 사건을 은폐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LG전자는 A씨 등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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