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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제2의 우산혁명?...100만 시민과 시진핑 사이서 ‘송환법’ 눈치보는 홍콩 정부
홍콩 시위, 제2의 우산혁명?...100만 시민과 시진핑 사이서 ‘송환법’ 눈치보는 홍콩 정부
  • 강성도 기자
  • 승인 2019.06.13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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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의 개입에 따른 불법 폭력 시위’로 규정한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12일 홍콩 도심에 집결했다. 시위대는 홍콩 입법회 인근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금속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시위대가 홍콩 도심 도로를 점거한 것은 2014년 홍콩 행정장관의 완전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79일 이어진 대규모 시위인 이른바 '우산 혁명' 이후 거의 처음 발생하는 사태로 이번 송환법 대한 결연한 저항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100만명이 넘는 홍콩 시민의 반대에 부딪힌 홍콩의회 입법회는 이날 예정됐던 법안 2차 심의를 일단 연기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홍콩 입법회가 법 개정 강행을 고수하고 있어 정부와 시위대 간 갈등 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개입에 따른 불법 폭력 시위’로 규정한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12일 홍콩 도심에 집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개입에 따른 불법 폭력 시위’로 규정한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12일 홍콩 도심에 집결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 홍콩 유력 외신은 전날 밤 홍콩 의회인 입법회의 앤드루 렁 의장이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에 이어 61시간의 토론 시간을 갖고 오는 20일 3차 심의와 표결에 들어간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하지만 100만명이 집결한 홍콩 시위가 격화할 양상을 보이자 송환법 심사를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홍콩 정부는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송환법 2차 심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를 두고 홍콩 범민주파 의원들은 홍콩 정부가 송환법 반대 시위로 표출된 민의를 무시하고 법안 심의를 졸속으로 진행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홍콩 시민들이 파업과 동맹휴업을 불사하면서 홍콩 시위가 격화되자 정부 당국은 한걸음 물러섰다. 홍콩 정부는 성명을 통해 "입법회 사무국이 추후 변경된 2차 심의 개시 시간을 의원들에게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입법회의 법안 심의 연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홍콩 시위대는 '법안 완전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홍콩 입법회가 송환법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으면 입법회 청사 점거, 고위 당국자 자택 포위, 지하철 등 도심 교통 차단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휴무에 들어갔으며 홍콩 내에선 파업과 수업 거부에 대한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홍콩 경찰은 11일 정부청사 앞에 모인 시위대에 최루탄과 후추가스를 발사하고 12일에도 홍콩 선역에서 시위대에 대한 압박 작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홍콩 시위가 소요 수준에 이르러 공공질서교란법 적용까지 가능하다고 시위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홍콩 경찰은 11일 정부청사 앞에 모인 시위대에 최루탄과 후추가스를 발사하고 12일에도 홍콩 선역에서 시위대에 대한 압박 작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경찰은 11일 정부청사 앞에 모인 시위대에 최루탄과 후추가스를 발사하고 12일에도 홍콩 선역에서 시위대에 대한 압박 작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이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의 범죄인 또한 사안에 따라 인도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기 위해 범죄인 인도 법안을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개정이 이뤄지면 홍콩의 정치적 자유가 위축되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번 홍콩 시위를 '홍콩이 공산당의 권위에 도전하는 기지로 이용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발언과 대립하는 부분이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홍콩 시민들의 범죄인 중국 송환법 반대 시위에 '미국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홍콩 정부의 법안 개정을 결연히 지지한다. 미국은 중국 내정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홍콩은 2014년 '우산혁명'이 실패하면서 중국 정부로부터 홍콩 행정장관직 임명을 받고 있다. 현재 홍콩 정부를 이끌고 있는 캐리 람 행정장관이 대표적 ‘친중파’라는 것과 이후 연임을 보장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외신의 분석이다.

특히 람 장관뿐 아니라 홍콩 입법회의 구성원 대다수가 친중국 성향을 보이는 인물인 것을 고려한다면 송환법을 둘러싼 홍콩 정부와 시민 간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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