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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스샵 '상생결단' 온라인몰 폐쇄에도 남는 물음표는?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6.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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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LG생활건강의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이 최근 온라인 직영몰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편집숍 브랜드 '네이처컬렉션'도 마찬가지다.

더페이스샵은 이번 조치가 오프라인 가맹점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상생을 이어가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면세제품 불법유통·온라인 덤핑 판매 등 오프라인 가맹점 매출 하락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온라인 직영몰을 폐쇄해 소비자를 가맹점으로 유인한다는 전략에 의문부호를 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은 14일 온라인 직영몰 폐쇄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한 조치로 지난 7일부터 직영몰 내 제품 판매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본사 직영 온라인몰 폐쇄가 온라인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태에서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가 직영몰을 통한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 결단이다.

더페이스샵 오프라인 매장 [사진=연합뉴스]
더페이스샵 오프라인 매장. 사진은 기사내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더페이스샵 또한 이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직영몰을 폐쇄한 이유에 대해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직영몰 폐쇄 시) 자사 온라인 매출 감소나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반면에 온라인 소비자가 오프라인으로 유도돼 가맹점 매출로 연결되면 상생할 수 있기에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공존은 모든 로드숍 브랜드의 과제다. 매장 유지비·인건비 등 부대비용 비중이 작은 온라인몰의 특성을 활용해 가격 경쟁을 시작할 경우 제품군이 같은 오프라인 가맹점이 가장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더페이스샵은 본사의 온라인몰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방안을 공존책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더페이스샵의 이러한 선택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실효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화장품 유통의 무게중심이 온라인과 헬스앤드뷰티스토어(H&B)로 옮겨간 상황에서 반강제적으로 소비자를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보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실제 더페이스샵 직영 온라인몰이 제품 판매를 중단한 뒤에도 위메프·쿠팡·G마켓 등 대형 이커머스업체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더페이스샵 제품에 대한 판매가 이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더페이스샵 본사가 제안한 상생안이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브랜드의 온라인 직영몰 매출은 전체 매출에 10%도 되지 않는다”며 “소비자의 구매 결정 요인에 '접근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본사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지 못한 소비자는 오프라인 가맹점이 아닌 온라인 상에 퍼진 비유통 판매처를 찾을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소비자 불편만 가중시키고 오프라인 매장은 아무런 낙수 효과도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더페이스샵의 온라인 화장품 판매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가맹점주들도 대체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화가연) 소속 더페이스샵 A 점주는 "더페이스샵이 '상생 경영'을 이유로 본사 직영몰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하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모든 결정이 본사의 독단으로 이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상생을 논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점주협의회는 가맹점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해 본사와 지속해서 만남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본사 관계자들과 단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 LG생활건강과 더페이스샵은 가맹점 경영 악화의 근본적 원인은 외면한 채 독단적 방식으로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생활건강의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이 돌연 온라인 직영몰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더페이스샵 홈페이지 캡쳐]
'더페이스샵'이 온라인 직영몰 판매 중단을 선언한 뒤 홈페이지에 올린 안내문. [사진=더페이스샵 홈페이지 캡쳐]

그렇다면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A 점주는 온라인 오픈마켓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유통되는 면세제품을 규제해 온·오프라인의 가격 정책이 동일하게 유지될 수 있어야 하며, 본사가 꾸준히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고선 본사 직영몰 폐쇄는 오프라인 가맹점 경영여건 개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온라인 직영점을 폐쇄하고, 한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비교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더페이스샵을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시장 부진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시장의 확대와 오프라인 매장의 쇠락이 고착화되는 뷰티업계에서 장고 끝에 나온 더페이스샵 ‘상생’ 결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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