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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뜨거운데...중국과 협력 강화하는 LG화학·디스플레이·유플러스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06.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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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LG그룹 계열사들이 미·중 무역갈등이 한창인 와중에도 중국과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세계 최대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진행된 중국의 보복 조치를 고려하면 앞으로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의 1위 자동차 업체 '지리(吉利)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올 3분기부터는 중국 광저우의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다. 또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5G(5세대) 무선통신에 중국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LG화학이 지난 13일 중국 지리자동차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지리자동차 펑칭펑 부총재(왼쪽)와 LG화학 김종현 사장(오른쪽)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LG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신세계, 롯데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탈(脫) 중국' 러시를 보이는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제조업체로 눈을 돌려 봐도 최근 중국에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6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그룹과 중국 업체들의 관계는 업계에서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특히 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영수 부회장은 LG유플러스 대표이사 CEO 시절 화웨이 장비 도입을 공식화했다. LG유플러스 부회장 출신으로 지난 2017년 초 화웨이의 고문총괄로 자리를 옮긴 이상철 고문과의 연관성도 자주 언급된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해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이 중국 혹은 중국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것은 사업적 중요성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3위 업체인 LG유플러스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성능이 뛰어나고 기존 4G(4세대, LTE) 망과의 연동성을 고려해 화웨이 장비를 채택했다. 가장 먼저 5G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저렴한 요금제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자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까지 공급할 물량은 충분하다고 알려졌지만,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는 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것은 부담이다.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지만 LG유플러스의 5G 요금제가 경쟁사인 SK텔레콤, KT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LG화학은 현재 진출이 막힌 중국 시장 공략의 해법으로 현지 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선택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 이후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2차전지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두 회사의 합작법인은 2021년까지 연간 16만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10GWh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각각 1034억원을 출자하고 지분은 50대50으로 같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은 내년 150만대, 2023년 350만대, 2025년 58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되며 중국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2021년 이후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 정책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이후에는 품질로 승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LG화학의 중국 합작법인 설립도 2021년 이후 중국 전기차 시장에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이후에도 지구촌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시험가동 중인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생산라인을 오는 8월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년간 7조5000억원을 투입해 광저우에 OLED 공장을 설립했다. 지분의 70%는 LG디스플레이가, 30%는 광저우 시정부 산하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중국의 추격이 특히 거센 업종으로 꼽힌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업체들의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37.2%로 세계 1위다. 대만 32.1%, 한국 26.1% 등이 2, 3위에 자리한다. 특이할만한 점은 대만, 한국, 일본 등은 전년 대비 점유율이 줄어 들었지만, 중국만이 홀로 상승했다. 

지난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6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의 적자 전환은 중소형 LCD 패널의 출하량 감소에 따라 면적당 판가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LG디스플레이 매출의 80%가량이 LCD에서 나오는 만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패널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OLED 비중을 높여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에서 OLED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 OLED 생태계 확장과 함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OLED 분야는 아직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크다.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LG디스플레이의 '2019 OLED 파트너스 데이'.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인건비가 과거만큼 저렴하지 않고, OLED 기술 유출 우려도 제기한다. 최근 높아진 중국 임금 탓에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공장 부지로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LG그룹의 중국 사업에 관해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과감한 행보라는 분석과 사드 배치 이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롯데마트에 대한 규제, 한국산 게임 판호 불허 등의 전례에 비춰볼 때 효과 대비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우려다. 

새로운 리더십 시대를 열고 있는 LG그룹의 향후 글로벌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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