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각종 경제 지표에서 한국 경기불황의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집권 3년 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동시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수현 정책실장 후임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윤종원 경제수석 후임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에 각각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김상조 신임 실장은 학계·시민단체 경력이 있어 민생에서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잘 알아 이를 잘 챙길 수 있는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며 "경제 3대 축 중 하나인 공정경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 인사에 대해서는 "경제 분야 주요 직위를 거친 정통관료 출신"이라며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핵심 경제정책의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각에서 김수현 실장과 윤종원 수석이 임명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교체됐다는 점에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고민정 대변인은 이러한 관측을 부인했다. 그는 "김수현 실장은 사회안전망 구축, 포용국가라는 정부 정책의 큰 축을 잘 이끌어 왔고 성과도 충분했다"며 "윤종원 수석도 수소경제·시스템반도체·규제개혁 등 산업 혁신전략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재벌저격수'라는 불리는 김상조 위원장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실장에 선임된 것도 주목은 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김 위원장은 교수 시절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재벌 개혁을 외쳤고 공직에 들어서도 재벌 지배구조 개선과 총수일가 사익편취 근절, 하도급 문화 개선 등에 힘써왔다. 20여년간 삼성그룹의 승계 구조 등을 직접 공격하며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장이 되고 나서도 10대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조사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60개 중 SK와 한화 등 15개 집단이 소유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거나 추진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 5일 공정위의 내부거래 규제 대상인 193개 기업의 내부거래 금액은 8조8197억원으로, 전년보다 31.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 또한 2017년 13.6%에서 지난해에는 10.8%로 2.8%포인트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상조 위원장이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기업들이 오너의 지분율과 내부거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