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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4구역 시공사 선정 초읽기,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진흙탕 싸움' 양상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06.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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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서울 고척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전이 여전히 과열되는 양상이다. 한편에서는 경쟁사에 대한 비방이 난무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도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1900억원 규모의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놓고 격돌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정비면적이 4만1675㎡에 달하는 고척동 148번지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 사업은 조합원수가 266명으로 총 843가구 중 절반이 넘는 577세대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어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장이라는 평가다.

이에 많은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관심을 보였고, 결국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만 최종에 남아 막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2일 조합원들을 상대로 마지막 설명회를 가진 업체들은 오는 28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대우건설은 금융조건을,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주비를 강점으로 내세운 가운데 양 측의 네거티브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수주전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자연스레 발생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자칫 양 사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 이주비 지원에 대한 해석 '분분'

우선 이주비 지원에 대해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우건설은 입찰제안서에 이주비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기본이주비 40%, 추가이주비 30%)를 지원하기로 명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주비로 LTV 80%(기본 LTV 40%, 추가 LTV 40%)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사업 촉진비에서 이주비 15%를 추가 지원해 LTV 85%를 지원키로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에서 법 위반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사업 촉진비로 명칭하고 지원을 약속한 15% 추가 이주비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것은 규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무이자 부분은 법으로 금지한 시공과 관련 없는 조합원들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조합원들에게 전달한 홍보 이미지에 내건 두 번째 조건으로 ‘이자 걱정 ZERO(제로)’라는 문구와 함께 ‘추가 이주비 이자납부 걱정 제로’라고 적힌 부분이 충분히 무이자로 보이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측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자기들 비용으로 대출해줄 테니 이자를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이는 이자를 받지 않겠다는 이야긴데, 엄연히 불법이다. 우리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장과는 달리) 최저 금리로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2017년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경쟁사들의 과도한 제안에 혼란이 일자 관련 법률을 개정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30조(건설업자등의 금품 등 제공 금지 등)는 “건설업자 등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하는 금리 수준으로 추가 이주비(종전 토지 또는 건축물을 담보로 하는 금융기관의 이주비 대출 이외의 이주비)를 사업 시행자들에 대여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다(재건축 사업 제외)”고 명시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에 마련된 '힐스테이트 에코 평촌' 견본주택 앞에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연합뉴스]

◆ 현대엔지니어링 빼고 힐스테이트만 달았다? '정체성 논란'도 번져

시공사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고척4구역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현대’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건설명가인 ‘현대건설’과 혼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과거 ‘현대엠코’에서 합병된 건설사인 데다,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 역시 현대건설에 사용료를 주고 빌려 쓰고 있는 별개의 건설사다.

그럼에도 고척4구역 수주전을 펼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빼고 ‘힐스테이트’만 건물 입면에 달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애초에 ‘힐스테이트’ 밑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동시에 적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자기 이름을 내걸지 못하는 것이 정체성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시공사는 다르지만 ‘힐스테이트’ 브랜드 주택 모두 통합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상품성도 보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고척4구역을 둘러싼 여러 가지 쟁점에 대한 반박과 재반박이 나오면서 조합원 내부에서도 두 기업을 응원하는 편 가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시공사 선정의 갈등 요인으로 부상한 실정이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신경전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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