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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정태수 아들 정한근, 신분세탁 21년만에 체포...검찰, ‘父사망 주장’ 조사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6.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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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회삿돈 32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잠적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씨가 한국에 송환됐다. 정한근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사실 확인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에 대한 조사를 재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정씨를 상대로 해외 도피 경로와 일가의 재산 은닉 여부, 그리고 정태수 전 회장의 생존 여부 등을 추궁했다.

22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정한근 씨는 1998년 회삿돈 322억원을 스위스은행 계좌 등으로 빼돌린 혐의(횡령)로 수사를 받다가 잠적했다. 이후 21년간 잠적 생활을 해온 그는 본인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을 이용해 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삿돈 32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잠적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씨가 한국에 송환됐다. [사진=연합뉴스]
회삿돈 32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잠적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씨가 한국에 송환됐다. [사진=연합뉴스]

정씨는 캐나다 시민권을 가진 고교 동문의 이름을 조금씩 바꿔 영문 이름 4개로 만든 뒤 캐나다와 미국의 영주권, 시민권을 차례로 얻었다. 검찰은 동창의 이름을 활용해 신분세탁을 한 정씨를 잡기 위해 5개국과 공조에 나섰다. 검찰은 2017년 정씨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지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한국지부와 에콰도르 내무부과 공조해 정씨 송환에 성공했다.

공조 수사로 검거된 정한근 씨는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작년 에콰도르에서 생을 마감했다. 내가 돌아가실 때 곁을 지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사망 여부를 파악 중이다.

1990년대 말 한보그룹을 재계 14위까지 키운 정태수 회장은 무리한 사업 확장을 위해, 5조7000억원대 규모의 부실 대출을 받았다. 재무건전성이 붕괴된 한보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보철강의 부도는 'IMF 금융위기의 서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한보그룹은 1997년 1월 파산했다.

아울러 부실 대출을 위해 정치계·금융계를 상대로 로비를 펼친 정태수 전 회장은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5년 만인 2002년 10월 대장암 진단을 받으면서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고 곧 특별사면됐다.

정태수 전 회장은 2002년 사면 받았으나 한보학원의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7년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았다. 하지만 정 전 회장은 2심 재판을 받던 도중 일본으로 도주했다. 이후 신분을 세탁하고 1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종적을 감춘 그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을 전전하고 있다는 잠적설이 제기됐지만 생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한보 정태수 전 회장 아들 정한근 씨가 빼돌린 회삿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해외 도피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정씨의 주장에 따라 정 전 회장의 사망설을 확인할 객관적 물증 찾기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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