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절반의 성공'에 그친 UAE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 수주, 일감 빼앗길 우려 높아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06.24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의 장기 정비계약을 수주했다.

이번 계약은 한국과 UAE 간 원전 전(全) 주기에 걸친 협력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정비 범위나 기간 측면에서 애초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쳤다는 평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 컨소시엄과 두산중공업이 23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바라카 원전 운영법인인 나와(Nawah)에너지와 각각 정비사업계약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 [사진=한국전력 제공/연합뉴스] 

나와는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과는 장기정비사업계약(LTMSA·Long-Term Maintenance Service Agreement), 두산중공업과는 정비사업계약(MSA·Maintenance Service Agreement)을 체결했다.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계약은 한수원이 자체기술로 건설한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에 대해 유지보수와 공장정비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수원·한전KPS, 두산중공업은 바라카 원전 4개 호기의 정비서비스를 주도적으로 담당한다.

특히 한수원·한전KPS는 정비 분야 고위직을 나와에 파견해 바라카 원전의 정비계획 수립 등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정비서비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양 사 간 합의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당초 15년 동안 원전 정비 업무를 일괄 수주해 인력 파견은 물론 국산 설비를 도입해 최대 3조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계약 결과 기간은 5년으로 줄었고, 계약의 내용도 인력 파견 수준의 하도급 계약에 머물렀다. 계약 기간과 내용이 달라지면서 전체 수주액도 당초 전망치의 3분의 1 수준인 수천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계약 내용이 달라진 것은 UAE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이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상대방의 신뢰를 잃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명 역시 장기정비계약(LTMA, Long-Term Maintenance Agreement)에서 장기정비사업계약(LTMSA)으로 바뀌었다. UAE 원전 규제에 따라 나와가 정비를 포함한 바라카 원전운영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비사업자에게 서비스를 받는다는 의미를 반영해 경쟁입찰을 중단하고 각사와 개별계약을 맺으면서 계약형태가 변경된 것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나와의 원전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한수원 고위직을 포함한 우수한 기술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지화 전략을 통해 UAE가 원전 운영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UAE 바라카 원전 개요. [그래픽=연합뉴스]

정 사장이 사실상 나와가 사업의 주도권을 쥐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에 대한 한국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수원 자체기술로 건설한 원전에 대한 정비를 담당하는 사업인 만큼, ‘팀 코리아’가 전체 사업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계약형태가 LTMA에서 LTMSA로 바뀌면서 나와의 책임 아래 복수업체가 사업을 나눠맡게 됐다. 사실상 단독수주에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전 정비와 관련된 일감을 누구에게 배분할 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이 우리나라가 아닌 나와에 있기 때문에, 정기 정비나 원전 오버홀(기계 완전 분해 후 점검수리) 등은 경쟁입찰을 통해 우리나라가 아닌 경쟁국이 따낼 여지가 있다.

바라카 원전은 아부다비에 위치한 아랍의 최초 원자력발전소다. 1.4GW급 4기 규모로 전체 설계·공사비가 20조원에 달한다. 이 중 1호기 건설이 2012년 시작돼 지난해 완료됐고, 2~4호기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약 1년간 시운전을 한 후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