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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파격·효율·미래지향…구광모號 LG 1년 '핵심 키워드'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06.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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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구광모 LG 회장이 29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5월 고(故)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취임 직후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는 동시에 실용성에 무게를 둔 기업 운영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과감하고 빠른 의사 결정도 눈에 띈다. 40대 젊은 총수답게 미래지향적인 경영으로 LG의 혁신과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첫 행보를 파격 인사로 시작했다. LG유플러스 대표이사 권영수 부회장을 그룹으로 부르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 권 부회장은 늘 1등을 강조해 온 것으로 유명하며, 구 회장의 멘토로도 알려졌다.

또 LG그룹의 미래 3대 먹거리인 전자·화학·통신 분야에 경험도 강점이다. 권 부회장은 ㈜LG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최고경영책임자(CEO)로서 활동반경을 넓혔다.

구광모 LG 회장. [사진=LG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단행한 첫 정기인사에서도 파격은 이어졌다.  

우선 주력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LG화학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영입해 재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LG화학 창립 이래 71년 만에 첫 외부 영입 CEO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LG그룹의 CEO ‘외부수혈’이 신 부회장 영입으로 얼마만큼 본격화될지도 구 회장의 인사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어 홍범식 베인앤드컴퍼니 대표를 ㈜LG 경영전략팀장에,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팀장에, 보쉬코리아 영업총괄 상무 출신 은석현 전무를 LG전자 VS(자동차부품)사업본부장에 각각 임명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 출신 김이경 상무를 인사팀 인재육성담당으로 영입했다.

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장에는 TV 사업을 맡아온 권봉석 HE사업본부장을 겸직시켰다.

올해 들어서는 ㈜LG 대표이사 COO 권영수 부회장을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사내이사에 선임했고, LG유플러스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했다. 권 부회장은 현재 LG전자, LG유플러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러한 구광모 회장의 외부수혈은 그룹 전통인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동시에 구 회장의 실용주의적 인사 스타일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미래 준비라는 그룹의 최대 현안에 집중하며 혁신인사를 통한 ‘뉴 LG’의 윤곽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구 회장 취임 이후 LG의 의사 결정이 이전에 비해 신속하고 과감해졌다는 평가도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구 회장이 실리콘밸리와 LG전자 뉴저지법인 등 미국에서 일하며 몸으로 체득한 경험을 경영에 접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LG그룹은 의사결정 과정이 보수적이고 지나치게 수직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룹의 전체적인 사업 구조조정도 과감하게 진행중이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폰 공장 베트남 이전, LG CN 지분 매각, LG전자의 ZKW 인수 등 신속한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기업 문화를 바꾸는 시도도 이뤄졌다.

구광모 회장은 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대부분 계열사 직원들의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이전까지 주 1회 시행하던 것이 전 근무일로 확대된 것.

또한 LG전자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R&D캠퍼스에서 ‘살롱 드 서초’를 개관했는데, 이곳은 임직원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소통공간으로 마련됐다. 분기별 임원세미나는 ‘LG포럼’으로 대체되면서, 외부 강사 강연과 참석 임직원 토론 자리로 탈바꿈했다.

구 회장은 그룹 내에서 자신을 지칭하는 명칭을 ‘회장’이 아닌 ‘대표’로 임직원들에게 당부하는가 하면, 연초 시무식에서는 임직원들에게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캐주얼 차림으로 참석해 자유롭게 인사하는 방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구광모 회장의 1년은 성공적이라는 평가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당장 LG유플러스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워야 한다. 독립군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LG이기에 중국과의 협력에 국민적 반감이 크다. 이는 LG유플러스의 ‘5G 전략’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구 회장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지 관심사다.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도 풀어야 할 과제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핵심 인력, 주요 고객을 빼앗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싸움이 길어진다면 자칫 시장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1년은 낡은 관습을 타파하고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시간이었다. 기업 문화를 단기간에 바꾼 구 회장이 앞으로 주어진 과제도 어떤 리더십으로 헤쳐나갈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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