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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평화의 악수'...첫 남북미 정상회동까지, 다시 '대담한 여정'으로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6.3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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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한반도 평화 시계가 일단 멈춰선 2019년이 반환점을 도는 날, 판문점에서 각본 없는 역사적인 드라마가 연출됐다. 6·25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중단된 이후 66년 만에 지구촌 마지막 냉전의 현장에서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분단의 경계를 넘어 북한 땅에 발을 내디뎠다.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나들며 ‘평화의 포옹’을 한 지 429일 만에 이번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데자뷔로 ‘평화의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여름 냉전과 갈등의 역사를 청산한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383일 만에, 올봄 서로 빈손으로 돌아선 하노이 2차 북미 핵담판 이후 122일 만에 ‘원포인트’ 북미 서밋이 전격적으로 판문점에서 열리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다시 가속화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깜짝 회동을 제안한 지 불과 32시간 만에 속전속결로 성사된 세기의 만남은 국제 외교사에서도 드문 전격 회동이었다. 

방한 이틀째인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가시화된 전격 회동 계획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찾은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평화의 악수’를 나누고 ‘깜짝 월경’까지 했다. 이어 약식이지만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측 지역 자유의 집에서 53분간 3차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전날 오전 트윗으로 DMZ 만남을 제안한 트럼프의 ‘트윗외교’에 북한이 화답하면서 북미 실무라인의 긴급 준비 끝에 성사된 북미 최고 지도자의 상봉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와 기념포즈를 반복하면서 역사적인 인사를 나누는 행보로 이어졌다.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이 남측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과도 환하게 악수를 나누면서 판문점은 남북미 세 정상이 연출한 역사적인 첫 만남의 장이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라며 “이 행동 자체만 보지 말고, 트럼프 대통령께서 분계선을 넘은 것은 다시 말하면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고 이렇게 만나 기쁘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 우리는 훌륭한 우정 갖고 있고, 짧은 시간에 연락을 했는데 만남이 성사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또한 "아주 특별한 순간이다. 문 대통령이 역사적 순간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김 위원장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했다.

사상 첫 남북미 정상회동 현장.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해서도 김 위원장은 “우리가 훌륭한 관계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 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북미 간의 대화에 집중하도록 하고 남북 간의 대화는 다음에 다시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듯이 김 위원장과 화기애애한 해후만을 보여준 채 자유의 집에서 북미 양자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모습이 방송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사실상의 3차 북미 서밋을 마친 뒤 문 대통령과 함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당히 좋은 회의를 가졌다. 오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역사적인 순간이자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 협상을 하겠다"며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인 협상과 합의를 하겠다는 점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무 협상을 이끌 대표로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지명했는데, 새로운 실무 팀을 꾸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상대보다 새로운 상대와 더 좋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요구해온 협상채널 교체와 관련해 실무팀 전권을 비건 대표에 부여함으로써 북한에 대화 테이블 복귀의 명분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트윗 제안 32시간 만에 성사된 최초의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동선. [그래픽=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필요는 없다. 서두르면 항상 실패를 하게 된다.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대북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해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협상을 진행하다보면 해제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존의 스탠스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는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했고, 문 대통령을 향해서도 "북미 간 대화를 할 것이며, 물론 그 자리에는 문 대통령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숨가쁘게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회동과 북미 3차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동시에 이뤄진 것과 관련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북미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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