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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운동, 대체재 많은 주류로...'점유율 1위' 日맥주 직격탄?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7.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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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규탄하는 민심이 연대해 ‘일본 제품은 안 사고 안 팔자’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어떤 일본 브랜드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크게 외면받을지 주목된다.

다양한 일본 브랜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그중 ‘4캔 1만원’으로 수입맥주 전성시대를 주도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일본 맥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 맥주들의 거센 추격을 받아온 일본 맥주가 여름 성수기를 맞고도 한국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빠져나가 점유율 추락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서울 은평구의 한 마트 주류 판매대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특히 대체재가 많은 국내 맥주 시장은 일본 불매운동에 따라 국내 맥주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과 더불어 수입 브랜드 판도 재편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5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품 판매중지에 돌입한다고 밝히면서 일본 맥주 등이 편의점,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에서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한상총련 측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무역보복에 나선 일본을 규탄하며 “일본 제품 불매로 인한 매출 하락과 이익 감소까지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27개 중소상인,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한상총련에 따르면 이날까지 소속 사업장 중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한 곳은 1000여곳에 달하며, 각 지역 조합별로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일본산 맥주와 마일드세븐 담배 등 일본산 제품 반응을 거부한 마트는 320곳에 이른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일본 소비제품 리스트를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체재가 많은 맥주 등 주류에서는 일본 브랜드 소비 외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4캔=1만원' 마케팅을 앞세워 4분의 1가량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일본 맥주는 주류 성수기인 여름을 맞았지만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측이 5일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하면서 일본 제품 판매중지와 반품 방침을 밝히고 있다. [사진=업다운뉴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에 따르면 지난 3~4일 전체 맥주 매출이 1% 늘어난 반면 일본 맥주는 1% 감소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맥주 판매 상황도 비슷하다. GS25는 같은 기간 전체 맥주 판매량은 1.2% 늘어난데 비해 일본 맥주 판매량은 1.9% 떨어졌다고 밝혔다. 

편의점뿐 아니라 대형할인점에서도 일본 맥주에 대한 관심이 싸늘해졌다. SBS는 지난 2일부터 사흘간 한 대형마트에서 일본 맥주 판매가 한 주 전과 비교해 13%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당장 뚜렷한 매출 감소가 일어나지 않은 일본 브랜드들도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판매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맥주 브랜드 관계자는 "1%대 매출 감소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인지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 리스트가 공유되고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에서 특정 브랜드를 지목해 반품을 예고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브랜드 선호도가 높았던 주류 시장에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토종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7.13% 뛰었다.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와 하이트진로홀딩스우선주 또한 각각 8.15%, 16% 상승했다. 맥주 시장에서 일본 맥주의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5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제품 판매중지 돌입 및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일본 맥주 브랜드 등이 담긴 불매리스트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 소비제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여러 기업은 앞서 '전범 기업'으로 비판받았지만, 실제 매출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이에 일부 브랜드에서는 과거 일본 정치인의 역사부정 발언이 논란이 되면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졌지만 실제적 효과가 미미했던 것을 비춰본다면 이번 불매운동 또한 유사한 흐름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일본 불매운동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핀셋’ 지정으로 수출을 규제하는 등 한국경제에 직접 타격을 주겠다는 무역보복이 발단이 됐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들의 감정적 거부, 즉 반일정서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주류 브랜드들은 일본 불매운동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 최근인 만큼 일본 맥주 판매 감소는 이달 중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 전반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본 불매운동이 점차 확산되면서 국내시장 지형도 변화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일본 맥주의 판매 감소에서 보듯이 소비자들의 응집력이 커진 만큼 기업들은 신중한 대응을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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