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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술 요구’ 기장은 구두경고-‘문제제기’ 사무장은 보직박탈...논란의 공은 국토부로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7.0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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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대한항공이 운항 중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장은 구두 경고하고, 이를 문제 삼은 사무장을 징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기장과 사무장 모두에게 진술을 받은 결과 운항 중 술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사무장의 징계는 동료 직원에 대한 폭언 및 욕설, 사내 문서 유출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대한항공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정식조사를 통해 기장의 음주 시도 여부와 대한항공의 사건 은폐 의혹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8일 CBS노컷뉴스, 연합뉴스,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A 기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여객기에 올라타면서 승무원에게 샴페인을 달라고 두 차례 요구했다. 승무원이 이를 거부하자 "샴페인 잔이 아닌 종이컵에 담아 주면 되지 않느냐"고 핀잔을 주곤 다른 음료를 마셨다는 내용이 내부보고에 담겼다.

대한항공이 운항 중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장은 구두 경고하고, 이를 문제 삼은 사무장을 징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운항 중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장은 구두 경고하고, 이를 문제 삼은 사무장을 징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이후에도 A 기장의 주류 요청은 계속됐다. A 기장으로부터 술을 요구받은 승무원은 이 같은 상황을 직속 상사인 B 사무장에게 보고했다.

B 사무장은 이런 내용을 바로 C 부기장과 공유했는데, 착륙 전까지 A 기장에게는 알리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C 부기장은 이를 A 기장에게 알렸고, 이에 B 사무장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C 부기장과 언쟁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B 사무장으로부터 A 기장의 음주 시도 사실을 보고받은 대한항공은 이후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 측은 A 기장은 구두 경고 조치하고, B 사무장에 대해선 팀장직을 박탈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사내 익명게시판 등에서 대한항공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보고 이후 사건 당사자들을 불러 진술을 받았다. 그 결과 술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며 “기장은 자신이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것은 맞지만, 술은 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무장의 경우 징계가 아닌 인사조처”라며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을 문제 삼은 것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무장이 부기장에게 욕설했고, 관련 내부 문서를 블라인드 등 외부에 유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팀장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징계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A 기장이 술을 요구한 정황을 확인할 수 없으며, 양측 주장이 상반돼 기장에 대해 처벌을 하지 않았다는 대한항공의 결정을 두고 일각에선 사측의 진상 규명 의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 있던 여러 스태프의 진술에 비춰 비행기 운항 중 주류 요구 행위를 파악할 수 있음에도 기장과 사무장의 진술 불일치만으로 조사를 종결했으며, 관리·감독 당국인 국토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주류 요구 행위에 관한 추가 조사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없다"고 답했다.

징계의 적절성 논란을 부른 대한항공의 처분을 두고 파문이 커지자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에 감독관을 보내 사건 당사자를 인터뷰하고 법 위반 등 행위가 확인되면 응당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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