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일본이 대(對)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품목에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올려 한국 반도체 제조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러시아가 불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한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공급 제안이 성사될 경우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러시아가 공급한 불화수소가 일본산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관계자는 12일 "러시아 측이 외교라인을 통해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안다"며 "러시아는 자신들의 불화수소가 경쟁력 면에서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혹은 더 우위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러시아산 불화수소가 들어올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지만, 만일 러시아산 공급이 현실화하고 일본이 실제로 수출을 끊는다면 국내 업체들도 공급선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겠나"라고 관측했다.
앞서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30개 대기업 총수 및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독일·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이 언급된 것 역시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은)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특히 화학 분야에서는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공급선 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급선이 바뀔 경우 불화수소에 대한 시험 기간을 거쳐야 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급작스럽게 대체를 결정하기가 어려운 민감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러시아 불화수소가 일본산을 완벽히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새 불화수소 제품을 채택하려면 스펙을 맞추기 위해 1∼2년 수정을 거듭하면서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