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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에 연합전선 펼쳤던 KT·LG유플러스, 5G시대엔 '경쟁 구도'
SK텔레콤에 연합전선 펼쳤던 KT·LG유플러스, 5G시대엔 '경쟁 구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9.07.14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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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2~3위 사업자 KT와 LG유플러스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접어들면서 연합에서 경쟁구도로 돌아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내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마트홈, 스팸 차단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손을 맞잡았던 KT와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가 시작되고 이동통신 3사 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치열해지면서 발생한 일련의 이슈들을 계기로 경쟁 체제로 돌아섰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 1위인 SK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2~3위 사업자 KT와 LG유플러스가 5G 시대에 접어들면서 연합에서 경쟁구도로 돌아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 "SK텔레콤 잡아라"…다양한 분야에서 손잡은 KT·LG유플러스

KT와 LG유플러스가 연합전선을 구축한 건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 사는 2016년에 SK텔레콤-CJ헬로 인수합병(M&A)이 추진될 당시, 합병 반대를 위해 연대한 뒤 다양한 분야에서 손을 맞잡았다.

2016년 7월 SK텔레콤이 IoT 전용망인 ‘로라(LoRa)’를 상용화하자 KT와 LG유플러스는 대응책으로 또 다른 IoT망인 ‘NB-IoT’를 꺼내들었다. 양 사는 그해 11월 NB-IoT 연합전선을 구축해 SK텔레콤에 정면 대응할 것을 알렸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합쳤다. 각자 운영하던 ‘KT내비’와 ‘U+내비’를 통합해 2017년 ‘원내비’를 내놓은 것.

이는 SK텔레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의 독주를 막고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2017년 7월 당시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은 T맵이 61.3%, 카카오내비가 19.3%, KT내비가 10.6%, U+내비는 3.4%였을 정도로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에 크게 뒤져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LG유플러스는 KT 지니뮤직의 주주로 참여하며 SK텔레콤 음원서비스 ‘플로’와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KT 계열 스팸 전화·문자 차단 서비스업체인 후후앤컴퍼니와도 협업 중이다. SK텔레콤이 양자암호통신 보안기술로 치고 나가자 KT가 주도하는 양자암호통신 국제표준 작업에 LG유플러스가 참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동통신 2~3인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선두 SK텔레콤을 따라잡기 위해 다방면에서 손을 맞잡았다.

LG유플러스가 서울 지역에서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주요 매장에 붙인 포스터(왼쪽). KT 네트워크 김영인 전략담당 상무가 지난달 26일  KT의 5G 속도 및 커버리지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KT 제공]

◆ 5G 시대 접어들면서 '연대' 풀리고 '경쟁'으로

그런데 최근 이동통신 3사 간 5G 점유율 간격이 좁혀지자 단단하게 구축됐던 KT와 LG유플러스의 연합전선이 풀어졌다. 현재 통신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이자, 미래 먹거리와도 연결된 5G 이동통신 대결구도가 치열해지자, 서로 강한 견제에 들어간 것이다.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5G 100일 성적표’를 내놓고 “연내 5G 가입자 점유율을 30% 이상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발표했다.

자체 추산으로 5G 점유율이 29%를 넘어섰다고 보는 LG유플러스는 기세를 몰아 기존 이동통신 시장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간 ‘5:3:2’ 점유율을 깨고 ‘4:3:3’ 구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그러자 LG유플러스의 추격을 받는 KT는 “통신의 기본인 ‘커버리지’에 집중하겠다”면서 “연말까지 가장 많은 기지국을 구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점유율 수치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커버리지 1등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5G에서만큼은 다른 사업자에게 1위 자리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동통신 3사 월별 5G 가입자 추이. [그래픽=뉴시스]

앞서 지난달에도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3사 중 서울에서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자 KT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KT는 지난달 26일 5G 네트워크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유플러스 마케팅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KT는 이 자리에서 LG유플러스 마케팅에 대해 “치졸하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자 LG유플러스는 “공개 검증을 하자”며 발끈했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 인수에 나서면서, 알뜰폰 처리 문제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시장 지배력이 없는 3위 사업자이기에,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도 인수 대상에 같이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KT는 LG유플러스가 알뜰폰 독점사업자로 부상하는 만큼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J헬로는 이동통신 3사의 네트워크를 임대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부문 시장점유율 1위(9.8%) 사업자다. CJ헬로 알뜰폰 가입자의 85%는 KT망을, 나머지 15%는 SK텔레콤 망을 사용한다.

알뜰폰 사업자 1위 CJ헬로를 이동통신사가 품으면 시장 경쟁이 약화하고, 그간 CJ헬로 알뜰폰 사업 확대에 망 임대로 일조한 KT와 SK텔레콤의 공이 고스란히 LG유플러스로 돌아간다는 게 반대 측의 입장이다.

이처럼 KT와 LG유플러스의 관계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한정된 시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오랫동안 펼친 터라 여러 업계 중에서도 유독 경쟁의식이 강하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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