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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상주본, 국가회수 길 열렸지만...소장자 배익기 씨 끝내 버틴다면?
훈민정음 상주본, 국가회수 길 열렸지만...소장자 배익기 씨 끝내 버틴다면?
  • 강한결 기자
  • 승인 2019.07.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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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문화재청의 훈민정음 상주본 회수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고서적 판매상 배익기 씨가 최종 패소하면서 법적 소유권자인 국가가 상주본을 확보할 길이 열렸다. 하지만 상주본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소장자인 배익기 씨가 입을 닫고 있어 회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배익기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서적 회수 강제집행 금지 청구 상고심에서 배씨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날 배익기 씨가 훈민정음 상주본 강제집행을 막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뒤 "당장 강제집행 계획은 없지만, 지속해서 배 씨와 협의해 나가겠다"며 "일단 안전기준과장이 17일 배 씨를 직접 만나 상주본 자진 반환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훈민정음 상주본의 소장자 배익기 씨의 JTBC 뉴스룸 인터뷰 모습. [사진=JTBC 뉴스룸 갈무리]

이어 "3회 이상 독촉 문서를 발송한 뒤에도 훈민정음 상주본을 돌려주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할 수 있으나, 관계기관과 전문가 자문 회의를 거쳐야 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배익기 씨를 문화재 은닉 및 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배익기 씨는 "홀로 한 소송이어서 이번 결과는 의미가 없다"며 "소유권을 돌려받는 추가 소송을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훈민정음 상주본 형사재판과 민사재판 때 위증했다며 자신이 고소한 3명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그동안 말한 보상금(1000억원)과 관련해 민간단체와 오가는 이야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익기 씨는 이날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에 억울함을 주장하며 국가 소유가 아니라는 소송을 다시 낼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훈민정음 상주본이 잘 있냐는 질문에 "지금 민감한 사안이 돼서 뭐라고 뭐라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라고 밝혀 앵커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훈민정음 상주본 논란이 처음 불거진 때는 11년 전으로 배익기 씨는 2008년 7월 "집수리를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면서 상주본을 처음 세상에 공개했다. 하지만 상주지역 골동품 판매상인 조모씨가 "자신의 가게에서 훔쳤다"고 주장하면서 소유권 논쟁이 촉발됐다.

이에 조씨는 배익기 씨를 상대로 물품인도 청구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2011년 5월 조씨에게 소유권이 있다는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조씨는 2012년 문화재청에 훈민정음 상주본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숨져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돼 있는 상태다.

2008년 이후 모습을 감춘 훈민정음 상주본은 2015년 3월 배익기 씨의 집에서 불이 났을 당시 일부 탄 것으로 확인됐다. 배씨는 화재 당시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 훈민정음 상주본을 꺼냈고, 이후 자신만 아는 곳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