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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초장기 할부까지, '경차 판매촉진' 그 실효성은?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19.08.0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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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경차에 대해 최장 120개월 할부를 제공하는 등 판매 촉진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등은 자사를 대표하는 경차 초장기할부 프로그램을 시행중이다. 기아차의 모닝, 쌍용차의 티볼리, 한국GM의 스파크가 대상이다.

기아자동차는 '제로백'이라는 이름을 붙여 100개월의 할부 기간 동안 연 4.9%의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구매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내놨다. 기본형 가격이 1000만원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월 10만원으로 모닝을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GM은 쉐보레 스파크 구매자에게 최대 120개월(10년)까지 할부가 가능한 ’10-10 슈퍼 초장기 할부’를  이달까지 유지한다. 선수율에 관계없이 최대 10년동안 4.9%의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장기 할부 프로그램이다. 스파크의 가격 또한 모닝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진=한국GM 제공]
쉐보레  ’10-10 슈퍼 초장기 할부’. [사진=한국GM 제공]

경차는 아니지만 쌍용자동차는 '티볼리 에어'에  120개월짜리 할부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2000만원가량의 가격인 '티볼리 에어 1.6 디젤 AX(자동변속기)'를 120개월 할부로 사면 10년 동안 매달 21만6950원을 내야한다.  다만 기본 찻값만큼 월 납입금이 크고 할부금리가 연 5.9%로 앞선 두 회사보다 높다.

완성체 업체가 10여년가량의 할부프로그램을 내걸고 판촉활동에 나선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경차의 판매량이 크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다나와 자동차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차는 총 5만6219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1117대와 비교하면 8% 감소했다. 

경차 시장의 위축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다. 2017년에는 상반기에만 7만430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와 비교하면 1만4211대가 더 팔렸다. 결국 올 상반기 판매량을 2년 전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20%가 넘는다.

자동차 핵심 소비층이었던 3040대의 구매 비중이 점차 줄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3040대의 구매 비중은 올 상반기 역대 최저인 34.1%까지 하락했다. 2016년 41%에 달했지만 2018년 36.8%로 하락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는 구매 문턱을 크게 낮춰 20대 사회초년생의 자동차 구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이자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기 할부의 이점이다. 현대·기아차를 살 때 현대카드나, 현대캐피탈이 연결되는 것처럼 자동차 제조사와 연결된 금융사가 할부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할부금융 자산을 확보할 수 있고, 또 기간이 긴 만큼 이자수입도 적지 않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부금융사가 가져가는 만큼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기아차 모닝의 경우 제로백 할부 프로그램으로 구매시 100개월간 내야 하는 이자가 203만원이다. 한국GM 스파크는 10년 할부로 살 때 드는 이자가 261만원, 쌍용차 티볼리 에어의 경우 10년 할부 이자가 640만원 수준이다. 

기아자동차 모닝의 제로백 할부.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선수금이 없고 월 납입액이 적은 등 장점도 많지만 총 이자액이 많고 중도상환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파격적인 장기할부 프로그램이 경차의 소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초중반만 해도 생애 첫 차를 경차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경차 수요가 줄었다"며 "또한 SUV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소형 SUV가 경차를 대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차의 수요 자체가 감소한 상태에서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해서 극적인 판매율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년 전 기아차의 모닝을 구매한 직장인 정성욱(32·가명)씨는 "보통 사회 초년생이 첫 차로 경차를 구매한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추세가 변한 것 같다"며 "만약 지금 첫 차를 샀다면 셀토스나 QM3 같은 소형 혹은 준중형 SUV를 구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첫 차로 경차를 산 뒤에 통상 5~6년이면 자동차를 바꾸는 경우가 많은 데 8년 이상 할부까지 하면서 경차를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차의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초장기 할부라는 카드를 꺼내든 완성체 업체의 전략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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