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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전시중단’ 비판세례 “국가 민주주의의 위기”…日작가들, ‘정치개입’ 항의성명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19.08.0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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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일본에서 3년마다 열리는 권위 있는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위안부 피해자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것에 반발하는 일본 예술계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참가 작가들은 정치 개입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쿄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이치 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참가한 작가 72명은 6일 성명을 통해 "일부 정치가에 의한 전시, 상영, 공연에 대한 폭력적 개입과 (전시장) 폐쇄로 몰아세우는 협박과 공갈에 우리들은 강하게 반대해 항의한다"고 밝혔다.

일본 아이치현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를 3일 돌연 중단했다.[사진=연합뉴스]

작가들은 "사람들에게 열린 공공의 장이어야 할 전시장의 전시가 폐쇄된 것은 작품을 볼 기회를 빼앗아 활발한 논의를 막는 것"이라며 "작품을 보는 다양한 감상 방식이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들은 참가하는 전시회에 대한 정치 개입과 협박이 행해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석유를 사용해 테러하겠다고 예고하는 등의 협박에 강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NHK에 따르면 소녀상 전시 중단과 관련해 일본극작가협회도 이날 "테러 예고와 협박 등으로 전시 중단을 압박한 것에 대해 강하게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행정 기관의 마음에 들지 않은 작품이 전시되지 못하거나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 된다면 헌법이 금지한 검열이 실질적으로 부활하는 것"이라며 "이번 문제는 국가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비판했다.

일본 언론도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의 조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도쿄신문은 7일 사설을 통해 "'표현의 부자유'를 상징하는 무서운 사태"라고 비판하며 예술가나 미술관 관계자가 (정치권의 압력에) 위축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주최 측을 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과 예술제 교부금에 대해 신중한 검토 의사를 밝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을 거론한 뒤 "정치와 행정의 책임자는 다양한 의견과 표현을 존중하고 폭력적 행위를 경계하는 입장에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헤이트(증오)는 표현의 자유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증오행위'라고 규정하는 비논리적인 주장을 폈다. 이어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의 통합'인 천황(일왕)과 일본인에 대한 헤이트 행위로밖에 말할 수 없는 전시가 많았다"고 주장하며 통상적인 '헤이트'의 의미와 배치되는 내용을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아이치 트리엔날레 주최 측은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어 다음날에는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내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 입구에 가벽을 설치하고 출입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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