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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벌떼 입찰'로 획득한 공공택지 김대헌 부사장 승계에 활용?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08.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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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호반건설이 이른바 '벌떼 입찰'을 통해 낙찰받은 공공택지를 총수 일가의 가족들이 대주주인 계열사에 넘겨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편법 승계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은 지난해 호반건설의 (주)호반 흡수합병 당시부터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며 기업 승계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8일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이 서울신문과 함께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추첨으로 이뤄지는 공공택지 분양에서 호반건설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서울신문은 'LH 2008~2018년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참여업체 및 당첨업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LH가 분양한 공동주택용지 473개 필지 중 44개(9.3%)를 낙찰받았다고 보도했다. 올해 7월 기준 LH가 분양하는 공동주택용지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7827개에 이른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자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LH가 분양하는 공동주택용지를 낙찰받기 위해 최대 43개 계열사를 동원했다. 이들 중 20곳 이상이 직원 수가 10명도 안 됐다. 호반건설은 한 번에 최대 34개의 계열사를 입찰에 밀어넣기도 했다. 이에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신문은 지난 5일 호반건설이 낙찰받은 44개 필지 중 27개 필지를 전매했는데, 이 중 19개(70.4%) 필지를 총수 일가의 회사로 전매했다. 17개 필지는 장남 김대헌 부사장, 김윤혜 아브뉴프랑(호반의 쇼핑몰 브랜드) 마케팅 실장,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 등 세 자녀가 대주주인 계열사에 넘겼다. 

특히 김 부사장이 대주주인 회사들로 9개 택지가 전매됐는데, 광명역세권 주상복합용지, 수원 호매실 등 6곳이 알짜 택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신도시 공공택지 아파트 사업의 영업이익률을 30% 가량으로 보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주)호반을 흡수합병 할 당시부터 2세 승계를 위한 '편법'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김 부사장이 대주주인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계열사 이름을 바꿔가며 성장시킨 후 합병을 통해 호반건설의 대주주로 올라서게 했다는 것이다. 

김상열 회장의 장남 김 부사장은 10대 후반부터 자신이 최대주주인 계열사들을 설립하고 내부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 지난 2011년 6월에는 비오토에 입사했다. 비오토는 (주)호반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 2013년 사명을 호반비오토로 변경하고, 2015년 호반건설주택으로 다시 바꿨다고 지난해 7월 (주)호반이 됐다. 이 과정에서 2008년 38.6%에 불과했던 내부거래 비율은 2012년 96.3%에 이르며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호반은 당시 100% 지분을 보유한 호반씨엠과 에이치자산관리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비오토에서 호반비오토로 교체하며 96.3%에 달하던 내부거래 비중을 8.3%까지 낮췄다. 하지만 이후에도 30~40% 대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지자 사명을 다시 호반건설주택으로 변경한다. 지난해에는 합병을 준비하며 (주)호반이 된다. 

사명이 비오토에서 (주)호반으로 바뀌는 약 10여년 간 매출은 157배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주)호반은 호반건설과의 합병 당시 1대 5.88이라는 유리한 합병비율을 산출해 냈다. (주)호반의 지분 85.7%를 보유했던 김 부사장은 합병 이후 호반건설 지분 54.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약 8년여에 걸친 승계 작업이 마무리 된 셈이다. 호반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반건설의 지분 10.51%와 10.84%는 김상열 회장과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이 각각 보유중이다.  

재계의 관계자는 "호반의 행보는 그간 대기업들이 승계를 위해 SI(시스템통합) 계열사 지분을 확보한 뒤 일감을 몰아주고 지주회사와 합병했던 방식과 유사한 것"이라고 분석하며 "다만 건설회사의 특성상 SI업체 대신 공공택지를 활용한 것은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올해 상장을 추진중이다. 합병 당시에는 올해 상반기 내 상장이 전망됐지만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이 겹치며 시기는 불투명해 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자산규모 8조5000억원으로 재계 44위 수준이다. 올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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