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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부진 속 '첫 적자 충격' 이마트...추락하는 대형마트에는 날개가 없다?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8.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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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올해 상반기는 모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이마트)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앞으로 유통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이란 두 가지 형태만 남게 된다며 혁신을 자신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입에서 '위기론'이 등장했다. 1993년 문을 연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실적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쇠락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업계 1위 이마트까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용등급회사 S&P는 신세계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이마트의 재무지표 약화를 반영해 5일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적자 전환했다고 9일 전자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8% 증가한 4조3810억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 역시 적자로 전환해 266억원 손실을 봤다. 특히 이마트의 캐시카우인 대형마트(할인점) 부문에서 43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을 두고 이마트 관계자는 "매년 2분기는 통상적으로 매출 볼륨이 가장 작다. 영업 비수기와 함께 연간 보유세가 일시적으로 반영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이미 예고된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줄어든 데다 온라인 유통업체에 밀리면서 판매 수익이 급감했고, 온라인 유통업체가 신선식품으로 경쟁 분야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유통업별 채널에 대한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확보하기 전까진 영업익 적자 행보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마트는 상시 초저가 상품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상시 초저가 상품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였다. [사진=이마트 제공]

위기 국면을 맞은 이마트는 쿠팡과 위메프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공세 속에 영업적자 위기를 타개하겠다며 이달 상시 초저가 상품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였다. 올해 초에는 초저가를 강조한 국민가격과 블랙이오 등의 할인 행사를 열어 고객 유치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선 마진을 포기한 무리한 초저가 전략이 기업이 재무지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 소비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객단가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제품 믹스 변화에 따른 객단가 하락, 종합부동산세 증가, 인건비, 판촉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존에 출점한 매장이 역성장하면 고정비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실제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유통업체로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이마트의 부진 폭은 더욱 커졌다.

초저가 경쟁에 어려움을 겪자 이마트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경쟁업체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업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온라인 신설법인 SSG닷컴(에스에스지닷컴)을 출범했다. 이어 오는 27일에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통해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하는 등 핵심경쟁력인 배송 서비스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문점 사업 중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일렉트로마트는 점포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일렉트로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측은 올 상반기 6개 점포 출점에 이어 하반기에는 가든파이브점을 시작으로 해운대점 등 10여개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 중 가장 성장성이 두드러진 일렉트로마트는 점포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 중 성장성이 돋보이는 일렉트로마트는 점포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이와 함께 수익성과 효율성에 따라 이마트 내 일부 점포는 빠르게 정리한 예정이다. 이마트 측은 2017년 론칭한 헬스앤뷰티숍(H&B) 전문점 부츠의 경우 하반기 안에 매장 점포를 절반 이상 줄인다고 밝혔다.

이마트 전문점은 고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2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이마트는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린다'는 자세로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분석해 효율성이 낮은 일부 점포를 폐점하고 판매처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충성고객 확보도 이마트의 승부수 중 하나다. 이마트는 지난 4월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적·물리적 한계를 최소화한 맞춤형 와인 예약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마트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이마트앱'을 통해 매장에 없는 와인을 원격 예약하면 며칠 내로 매장에서 수령·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오더’ 서비스다.

여기에 등급별로 와인 할인 쿠폰, 이마트 할인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 ‘와인스타클럽’을 도입, 충성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부진 속에 이마트는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결정했다. 하지만 쿠팡·위메프·티몬 등 이커머스 기업이 초저가 마케팅을 앞세워 대형마트의 아성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가운데 설상가상 포털공룡 네이버와 구글까지 시장 진입을 예고하고 있어 이마트의 승부수가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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