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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 추정’ 탈북 모자의 비극...불안한 탈북민 사회복지안전망, 여야 ‘재발 방지’ 촉구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8.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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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10년 전 탈북한 40대 여성과 여섯 살 난 아들이 서울의 한 아파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던져준 가운데 경찰은 모자가 굶주리다 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탈북 모자는 사망 이후 두 달여가 지나서야 미납 수도요금 37만원을 받기 위해 방문한 아파트 관리인에 의해 발견됐다. 정치권에서도 먹먹한 죽음에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하며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31일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씨와 아들 김모(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몇 달째 관리비를 내지 않자 집을 찾은 관리인이 두 사람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탈북 모자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고 집안에는 음식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모자가 숨진 지 두 달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31일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씨와 아들 김모(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31일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씨와 아들 김모(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구청과 주민센터에 따르면 한씨는 10년 전 탈북해 중국 동포 남편을 만나 경남 통영시에서 거주했다. 이후 서울로 전입한 한씨는 지난해 말 남편과 이혼 한 뒤 아들 김군과 단 둘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등 연락 수단도 없어 고립된 환경 속에서 지낸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한 모자가 최근까지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아동수당과 양육수당 10만원씩 명목 월 20만원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생활 초기 한씨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생계비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듬해 소득이 발생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아들의 아동수당도 연령 제한으로 올해 3월부터 지원이 끊겼다.

주민센터 담당자는 "한씨가 주변 이웃들과 교류가 없어 위기가구로 발굴하기 어려웠다"며 "보도된 내용을 보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나 한부모 가정 지원제도, 긴급복지지원 제도 등을 통해 지원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씨는) 이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북민 모자의 비극적 죽음에 정치권에서는 탈북민의 복지 사각지대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굉장히 안타까운 사건"이라면서 "탈북민이 정보나 법률 지식에 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부족해 수시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비극적 사고에 대해 통일부 등 정부 관계 부처의 책임을 물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서면논평을 통해 "역사는 '자유와 배고프지 않을 권리를 찾아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친북 성향의 문재인 정부 치하 수도 서울에서 굶어 죽었다'고 기록할 것"이라며 "북한에 저자세로 쌀 퍼줄 생각 말고 국내의 탈북인 등 불우한 우리 국민부터 챙기라"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험난한 탈북과정을 이겨내고 자유를 찾아온 땅에서 굶어 죽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며 "통일부 산하기관인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소외되는 탈북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방침은 허울뿐인 슬로건이었던 셈"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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