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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캡투어 ‘유니폼 시착쇼 논란’...시대 역행적 ‘꾸밈노동 강요’ 지적까지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8.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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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여행전문사인 코스닥 상장사 레드캡투어가 여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시험 착용시켜 회장과 대표이사 앞에 세우는 일명 '유니폼 시착쇼'로 논란에 휩싸였다. 유니폼 착용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 경청이나 의견 수렴 없이 보수적인 복장 및 용모 규정을 통해 '꾸밈 노동'을 강요하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더팩트에 따르면 레드캡투어는 2~3년을 주기로 교체하는 유니폼을 선정하기 위해 ‘44사이즈’에 맞는 여직원을 선별했고, 선정된 10개의 유니폼 샘플에 대한 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여직원들에게 화장과 구두, 스타킹 착용을 강요했으며, 임원들이 도착하기 전 유니폼을 입고 대기하기 위해 출근 시간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전문사인 코스닥 상장사 레드캡투어가 여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시험 착용시켜 회장과 대표이사 앞에 세우는 일명 '유니폼 시착쇼'로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레드캡투어 제공]

레드캡투어 직원은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유니폼 선정을 위해 44 사이즈 여자들만 찾아 골라 다니고, 물건 고르듯 위아래 봐가며 모델 선발하는 게 정상적인 방법입니까?"라며 "2019년에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이 이팀 저팀 겉으로 훑어보고 다니며 몸매를 평가하고 특정인을 지정해 시착시킬 수 있을까"라고 회사의 유니폼 선정 절차를 비판했다.

'44사이즈' 여성 직원 유니폼 시착 논란에 대해 레드캡투어는 시착은 말 그대로 '시험 착용'이라는 입장이다.

레드캡투어 측은 "업체로부터 10개의 샘플 제품을 제공 받아, 내부 직원들이 직접 시험 착용을 해본 뒤, 최종 디자인을 선정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직원들이 시착을 해 봄으로써 샘플 유니폼에 어떤 불편한 점이 있는지, 보완이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를 묻고 의견을 나눔으로써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의사결정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44사이즈 여직원을 선별해 회장과 대표이사 앞에 세웠다는 의혹에 대해선 업체로부터 제공받은 유니폼 샘플이 기성복이기 때문에 기성복 착용에 무리가 없는 직원들에게 시착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드캡투어 직원들은 유니폼 선정 과정에서 실사용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진=잡플래닛 갈무리]

하지만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유니폼 시착을 진행한다는 레드캡투어의 주장과 달리 직원들은 유니폼 선정 과정에서 실사용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레드캡투어에서 근무한 A씨는 기업 채용 사이트를 통해 "단정한 이미지와 여성성만을 강조한 유니폼은 되레 일하는데 방해가 되고, 고객을 만나는 일이 적은 내근직 부서는 만족도가 떨어진다"며 "유니폼 착용을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레드캡투어가 시대 역행적 '꾸밈 노동'을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꾸밈 노동이란 화장, 패션, 용모 관리 등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타이트한 유니폼과 복장 규정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여성 노동자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유니폼 제도를 폐지하는 곳이 늘어났다. 국내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 모두투어도 유니폼을 없앴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로 알려진 은행권에서도 하나둘 유니폼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레드캡투어는 근무 장소나 부서의 구분 없이 모든 여직원이 유니폼을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니폼 제도의 폐지를 고려하거나, 내부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조사를 진행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레드캡투어 측은 "유니폼 제도에 대한 내부 직원 대상 찬반 조사를 진행한 바 없다"며 "유니폼 제도의 폐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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