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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려에도 지소미아 종료 전격 결정 왜?...메아리 없는 日에 위기일수록 원칙론으로
美 우려에도 지소미아 종료 전격 결정 왜?...메아리 없는 日에 위기일수록 원칙론으로
  • 강성도 기자
  • 승인 2019.08.23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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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우리 정부가 무대응과 비협조로 일관해온 일본의 태도를 더는 방관하지 않고 대일 압박카드로만 거론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전격 선언했다. 청와대는 “일본이 수출우대 명단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등 양국 안보협력환경에 변화를 초래했다”며 안보상 민감한 정보교류를 지속하는 것이 국익 차원에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극히 유감을 표시했고,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소미아 유지가 중요하다는 스탠스를 유지해온 미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망과 우려를 표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24일)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전격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김 사무처장은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를 개최해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논의한 뒤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와 1시간 동안 토론을 거쳐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의 태도 변화가 없었던 것이 지소미아 종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측은 지난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우리 측 제안을 거부했고, 지난 7월에는 (우리가) 특사를 두 번 파견해 외교적 해결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의 방안에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며 "어제(21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까지 일본 측은 어떤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광복절 경축사에도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까지만해도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는 지소미아 유지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유화 메시지를 발신했음에도 일본이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우리 국민의 자존감을 지키고 위기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론이 급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미국이 한일 양국에 제안한 중재안이 '현상동결합의'를 일본이 거부한 것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측이 외교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 조치를 자제하면서 현상유지로 활로를 찾자는 취지였는데 일본이 호응하지 않은 터에 한국만이 수세적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는 현실론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23일, 일본 주간지 일면.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가 종료된다 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자산과 한미 연합 자산을 통해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은 면밀히 대비 가능하고 감시 가능하다"며 "필요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을 통해 일본과도 협력할 것이다. 정보 공백이나 감시 공백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발표되자 일본 정부는 예상 밖의 대응이라는 반응 속에 유감을 표명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날 밤 늦게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이다. 극히 유감"이라며 "협정 종료 결정과 일본의 수출관리 운용 수정(무역 규제 강화)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한국 정부에 단호히 항의한다. 한국이 극히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강한 우려’와 ‘실망’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반발했다. 워싱턴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외교 장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한국 외교장관과 통화했다"면서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관계를 정확하게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기를 바란다. 이는 북한과 관련한 맥락에서 매우 소중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도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한·미·일 안보채널을 흔든다는 우려에도 우리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과 메아리 없는 갈등해결 노력 부재에 강경 대응하면서 협정 3년 만에 끊기게 된 한일 정보공유 사슬이 향후 한일갈등 국면에서 어떤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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