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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에 유독 민감한 LG화학, 전기차 고객사 겹치고 성장세 가팔라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09.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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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팔린 전기차의 비율은 전체 대비 1%에 불과했지만, 업계에서는 친환경적이고 연료비가 저렴한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기차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에 비례해 전기차 배터리의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유망한 사업으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소비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메모리 반도체라는 열매를 맺었다면, 이제 열쇠는 자동차에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자율주행차가 시스템 반도체의 미래를 열어준다면 전기차는 배터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인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격화되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승용차+상용차) 배터리 누적 사용량 점유율(2019년 1월~5월) 4위인 LG화학이 많은 경쟁업체 중 유독 9위 SK이노베이션의 행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은 점입가경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례적 수준의 격한 발언들이 오가면서 재계 3·4위 기업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먼저 칼을 빼든 쪽은 LG화학이었다. LG화학은 지난 4월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면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상대로 지난 6월 명예훼손 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미국에서도 특허 관련 맞소송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특허 침해’ 맞소송에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과 함께 ‘특허 건수가 SK이노베이션보다 14배나 많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특허를 침해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LG화학은 “우리의 특허 건수는 1만6685건이고 SK이노베이션은 1135건에 불과하다”며 “SK이노베이션이 면밀한 검토로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소송을 낸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두 회사의 소송전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LG화학은 “진정한 사과와 보상안, 재발방지책이 없으면 대화도 없다”며 맞섰다.

LG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위)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배터리셀(아래). [사진=LG화학, SK이노베이션 제공]

이처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주력제품이 모두 ‘파우치형’ 배터리로 고객사가 겹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은 2.1%로 지난해 같은 기간(0.9%)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글로벌 ‘톱10’에 진입했다. LG화학은 지난해 9.6%에서 올해 10.8%로 성장했지만 순위는 그대로 4위다.

고객사가 겹치는 데다,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세가 뚜렷하기에 LG화학이 견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이 부문 7위인 삼성SDI의 배터리 타입은 ‘각형’이며, 1위 중국 CATL과 2위 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 타입은 ‘원통형’이다.

LG화학 입장에서는 자사 직원들이 이동한 업체가 같은 종류의 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을 터.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년 간 LG화학의 핵심인력 76명을 빼갔고, 이를 통해 배터리 핵심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 사태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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