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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투톱 삼성·LG 신경전, TV·건조기 '저격 마케팅'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09.10 09: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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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가전업계 ‘투톱’이자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광고를 이용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이목을 끈다.

특정 가전의 시장점유율이 더 낮은 쪽이 높은 쪽의 심기를 건드리는 식으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이런 마케팅이 향후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LG전자 올레드 TV 광고 주요 장면 이미지. [사진=LG전자 제공]

지난 6일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19’에서 경쟁사 삼성전자와 나란히 부스를 차리고 자사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LG전자는 QLED(퀀텀닷) TV를 정면으로 저격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 TV 광고에서 QLED TV를 대놓고 공격한 것으로 IFA에서 시작된 화질 신경전이 TV 광고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16.5%의 점유율(금액 기준)을 기록해 31.5%의 삼성전자에 크게 뒤졌다.

LG전자는 7일 새로운 TV 광고인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 알기’를 공개했다고 8일 밝혔다.

광고는 발광다이오드(LED) TV와 올레드 TV를 비교해 올레드의 강점과 함께 LED의 한계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LED TV에는 백라이트가 필요하기에 블랙 표현이 정확하지 않거나 컬러가 과장될 수 있고 제품 두께가 얇아지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날 수 있는 것은 올레드 TV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광고 중간에는 LED TV의 앞글자가 ‘A·B·F·U·Q·K·S·T’ 등으로 교체되는 장면과 함께 “앞 글자가 다른 LED TV도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 TV”라는 멘트가 나온다. 여기에서 LED TV의 앞 글자가 ‘Q’가 됐을 때 다른 글자들에 비해 더 긴 시간을 들였는데, 이는 삼성전자 QLED TV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 측은 “(새 광고에서) 그림 한 장이 벽에 착 붙어 있는 듯한 ‘월페이퍼’ 디자인의 ‘LG 시그니처 올레드 W’,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세계최초 롤러블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 등을 연이어 노출시켜 LED TV와 확실히 차원이 다른 기술임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광고에서 LED와 비교할 수 없는 올레드 만의 강점을 집중 부각시키기 위해 60초 분량의 기존 광고와 달리 75초 분량으로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광고를 통해 LED TV와의 기술 격차와 올레드 TV의 기술 우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 부사장이 8K 해상도의 표준규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이번 광고는 양사가 8K 해상도를 놓고 설왕설래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LG전자는 앞서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 전시부스에 8K 제품 비교 전시를 통해 삼성전자 제품의 선명도가 국제 기준에 미달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8K 표준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LG전자가 주장하는 기준을 모르겠다고 반박하자, LG전자는 실무급 인사가 주도하는 테크브리핑에 임원급 인사까지 동원하며 재반박했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은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테크브리핑 행사에서 “삼성 8K TV는 국제 표준을 미달했다”며 “삼성전자의 8K TV는 8K가 아닌 4K다”라고 주장했다.

LG전자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화질 선명도(CM) 평가를 근거로 제시했다. ICDM은 디스플레이 관련 성능 측정 기준과 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는데, LG전자에 따르면 ICDM은 8K TV의 화질 선명도 기준치를 50% 이상으로 규정한다. 이 기준을 넘지 못하면 화질 선명도가 떨어져 8K TV라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삼성전자 8K TV 화질 선명도가 12%에 불과해 기준을 한참 밑돈다고 지적했다.

박 부사장은 “고객들이 비싼 돈을 주고 8K TV를 사는데, TV 제조사로서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며 “ICDM이 8K 해상도 표준규격을 정할 때 삼성도 동참했다. 같이 규정을 만들고 이젠 ‘모르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어느 곳에서든 1등을 따라 하려 하고 헐뜯는 것은 기본이다”라고 꼬집으며 응수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그랑데 건조기와 행사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은 LG전자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건조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 건조기의 기능 논란을 정조준 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8월 한 달 동안 그랑데 건조기 보상 할인과 다양한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1100명의 고객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의 이름은 ‘대한민국 안심 건조 페스티벌’으로 정했다. LG전자의 건조기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일부 소비자들이 LG전자 건조기의 일부 기능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그랑데 건조기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 경쟁사를 간접적으로 저격했다.

지난 7월 18일에는 “그랑데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 국내 건조기 판매량의 80%를 차지하며 인기몰이 중”이라며 “건조기 사용 빈도나 환경에 따라 소비자가 직접 청소 가능한 열교환기(콘덴서)를 채택해 장마철에도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건조기 기능 논란을 겪고 있는 콘덴서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조기 전체 시장에서는 LG전자가 1위이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6~8월까지 그랑데 판매량은 1월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7월 판매량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소비자원의 시정 권고에 따라 최근 3년여 간 판매된 건조기 145만대에 대한 무상 수리를 하게 되며 주춤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맹추격을 펼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가 시장 선두와의 격차를 더 좁힐지, LG전자가 난관을 딛고 치고 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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