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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끝나니 남은 건 '포장재'...유통업계 ‘필환경’ 대응에 얼마나 줄었을까
추석 끝나니 남은 건 '포장재'...유통업계 ‘필환경’ 대응에 얼마나 줄었을까
  • 김혜원 기자
  • 승인 2019.09.14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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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짧은 추석 명절이 지나갔지만 명절 선물세트를 담은 스티로폼 상자, 플라스틱, 아이스팩 등 다양한 포장재의 흔적은 여전히 집안 곳곳에 남아있다. “플라스틱을 샀더니 선물이 덤으로 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추석 연휴 기간인 12~14일 쓰레기 배출을 금지했기에 수거가 재개되는 15일에 맞춰 각 가정에서 추석 선물 포장재를 분리하다보면 과대포장 문제의 심각성을 새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정부가 선물세트 과대포장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한 10일 오전 서울 한 마트에 추석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선물세트 과대포장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한 10일 오전 서울 한 마트에 추석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장, 배송, 유통 과정에서 기업들이 환경보호를 위한 법과 규제를 적극적으로 준수해나가면서 ‘거품’을 줄인 소비문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경영과 생존을 위해 필수조건이 됐다는 ‘필((必)환경’시대다.

정부의 친환경 기조 확산과 환경 보호를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 소비자층으로 부상하면서 명절 선물세트와 함께 배출되는 포장재에 대한 환경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매년 명절에 찾아오는 쓰레기 폭탄에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자 유통업계도 경각심을 갖고 필환경에 발맞춘 서비스를 모색해 새롭게 적용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올해 추석 명절을 맞아 과대포장 단속반을 편성해 '제품의 포장 재질과 포장 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집중 단속했기에 추석선물 포장에 얼마나 거품이 빠졌을지 관심을 끈다. 규칙에 따르면 1차 식품과 가공식품, 제과류 등 선물 세트는 포장 횟수를 2번 이내로 제한되며 포장 공간 비율은 25% 이하가 돼야 한다.

포장 관련 규칙을 위반해서 제품을 만들거나 수입하다 적발된 경우 첫 번째는 100만원, 두 번째 200만원, 세 번째 300만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다. 단속반은 전국 17개 시도 유통매장을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했다.

한국환경공단에서는 연간 4000여건을 검사하는데 70% 정도가 추석이나 설 명절에 진행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70% 검사 중에서 5% 정도가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포장재 폐기물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상자로 포장된 견과류 세트 속에는 속포장재가 겹겹이 들어 있고, 영양제나 화장품 세트는 용기보다 두 배는 더 큰 상자에 포장되는 사례들이 나오는 실정이다.

환경단체는 기업의 과대포장을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서울지역 환경운동 활동가 A씨는 “추석에 주고받는 선물세트는 종이를 제외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보다 그렇지 않은 것들이 많다”며 “많은 소비자가 고급스럽다며 선호하는 부직포 소재의 쇼핑백과 각종 보자기 천 등은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다. 과도한 쓰레기는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상품가격 인상의 원인이 되는 만큼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과 CJ ENM 오쇼핑부문의 친환경 포장재 [사진=롯데백화점, CJ ENM 오쇼핑부문 제공]
롯데백화점과 CJ ENM 오쇼핑부문의 친환경 포장재 [사진=롯데백화점, CJ ENM 오쇼핑부문 제공]

이같은 지적에 따라 유통업계는 분리수거가 가능하거나 과대포장을 줄일 수 있는 포장방식을 개발해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전체 포장 제품 중 친환경 포장제품의 비중은 현재까지 미미한 수준이지만,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측면에선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한가위에 유통업계의 필환경 행보는 더욱 넓어지고 빨라졌다.

롯데백화점은 재사용, 재활용할 수 있도록 이번 추석선물세트 포장을 바꿔 선보였다. 굴비포장의 경우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박스를 활용해 폐기물이 나오지 않도록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번 추석부터 냉장 정육 등의 포장에 쓰던 스티로폼 대신 종이 박스를 처음 도입했고, 현대백화점 역시 과일 선물세트의 완충 패드를 종이 소재로 바꿨다.

10년 넘게 ‘패지킹센터’의 연구개발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선물세트 포장재를 만들어온 CJ제일제당은 이번 추석에 출시한 300여종의 선물세트의 포장재를 전량 교체했다. 추석 시즌에만 총 49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CJ ENM 오쇼핑부문의 경우 비닐, 부직포, 스티로폼 등을 사용하지 않는 ‘3무’ 포장재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오쇼핑을 통해 주문한 명절 선물은 종이테이프,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에코 테이프리스 상자를 사용해 배송했다. 에코 테이프리스 상자는 분리배출도 간편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중소 유통업체들 또한 에코백, 재활용 포장재 사용과 함께 모바일 영수증 받기를 장려하면서 쓰레기 배출 줄이기에 나섰다.

환경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더 이상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조건’인 필환경시대가 된 만큼 유통업계가 친환경 포장 적용 상품군을 점차 늘려가는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도 지난 설날이나 예년 명절과 견줘 각종 유통포장재가 얼마나 줄어들었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진화됐는지 등을 분리 수거하면서 찬찬히 살펴보면 필환경시대를 맞는 유통업계의 고심과 노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한가위 연휴 끝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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