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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에서 '소송전'으로...확 달라진 LG, 계열사 위기 딛고 실적 반등 모색중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09.3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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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LG가 달라지고 있다. 그간 인화(人和)를 강조해온 이미지가 강한데, 이와는 거리감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LG그룹 문화 변화의 요인으로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권영수 부회장의 '1등 DNA'를 지목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5월 고(故) 구본무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구광모 회장 체제로 발빠르게 전환했다. 얼마 후 LG유플러스 대표직을 맡았던 권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주)LG로 이동하는 '원 포인트' 인사가 단행됐다. 

‘구광모-권영수 체제’의 LG그룹은 지난 1년 간 많은 대내외적 변화를 겪었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한일 갈등에 더해 저가 중국산 LCD의 공습은 LG 전자 계열사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이 최근 대형 국내 경쟁사들과 국제 소송전까지 벌이며 이례적으로 강경한 대응에 나서는 것에 대해, 이러한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권영수 (주)LG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구체적으로,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근거는 전기차 배터리 인력과 기술 유출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 동안 인력 100여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LG화학 핵심기술이 대거 유출됐다는 주장이다. 5월에는 SK이노베이션을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형사 고소하는 등 화력을 더했다.

이후 양사 CEO가 지난 16일 회동을 가졌지만 다음날 다시 여론전에 들어갔다. 같은 날 경찰이 SK이노베이션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LG화학은 경찰이 SK이노베이션의 상당한 범죄행위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확보했고, 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삼성전자를 향해서는 진짜 8K가 아니라며 공격을 가했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이후에도 국내에서 8K 설명회를 열고 확전을 예고했다.

이밖에 LG유플러스는 5G 통신 불법보조금 살포를 이유로 SK텔레콤과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9월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 회장, 조준호 LG인화원 사장,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사진=LG그룹 제공/연합뉴스]

전면에는 각각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LG화학, LG전자, LG유플러스 등 계열사가 나선 형국이지만, 그룹이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이 일고 있다. 더불어 체질 개선을 이끈 인물로 많은 이들이 권영수 부회장을 지목하고 있다.

권 부회장이 LG그룹의 변화의 핵심으로 지목되게 된 배경에는 ‘1등 DNA’를 강조해 온 승부사적 경영 스타일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각각 LCD패널과 차량용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으로 탈바꿈 시켜 ‘1등 전도사’로 불렸는데, 2015년 부회장 승진과 더불어 LG유플러스 대표직에 선임된 그는 이동통신 업계 3위 LG유플러스의 1등 도약을 위한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권 부회장은 “3등이 1등과 똑같이 해서는 1등이 될 수 없고 3등은 다른 회사보다 타율을 높여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며 내부 구성원들을 담금질했다.

이처럼 ‘1등 기업’을 강조한 권 부회장이 구 회장과 더불어 그룹 지주사 대표직에 오르면서, 그룹 전반에 ‘1등 DNA’의 확산을 이끌었다는 평이 나오게 됐다.

2~3등 사업의 약진을 이끌고 확고한 1위 지위를 놓치지 않으려는 권 부회장의 경영 방식이 구 회장이 그를 첫 경영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인 동시에 향후 LG그룹의 변화될 정체성의 청사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24일 LG 최고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한 ‘사장단 워크숍’에서 지금이 전례 없는 위기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LG의 이 같은 행보가 그동안 권영수 부회장이 보여준 경영 스타일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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