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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민주당 탄핵조사는 린치"…흑인 '처형' 아픈 역사 건드려 여야 비난 자초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9.10.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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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인종차별적 언사로 구설에 올랐다. 자신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 조사를 ‘린치(lynch·처형)’에 비유해 거센 비난을 자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진행 중인 민주당의 행위를 ‘린칭(lynching)’이라고 표현해 워싱턴 정가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언젠가 민주당이 대통령직을 따내고, 공화당이 하원서 승리한다면, 근소한 차라도 공화당은 정당한 절차나 공정성, 법적 권한 없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며 "모든 공화당원은 여기서 목격하고 있는 것, 린칭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길 것"라고 주장했다.

린치와 린칭은 미국 남북전쟁 이후 남부 백인우월주의들이 흑인을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처형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워싱턴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한 시민단체를 인용해 1882~1968년 4700명 이상의 린치가 있었고, 그중 4분의 3가량이 흑인 피해자였다고 전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 원내총무는 "(린칭은) 어떤 대통령도 자신에게 적용해선 안 되는 단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기 위한 표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급진적 흑인운동 단체 출신인 바비 러시 하원 의원은 "당신은 이 나라를 세운 이래 나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이 처형됐는지 아느냐"며 해당 트윗 삭제를 요구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유감스러운 단어 선택"이라며 "우리 역사를 고려할 때 나는 린칭과 비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 킨징어 하원 의원은 "우리 역사의 고통스러운 채찍을 정치에 비교할 수는 없다"며 즉각적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 7월 민주당 흑인 중진 엘리자 커밍스 하원의원의 지역구이자 흑인 거주자 비율이 높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달 유색인종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 4인방을 향해서는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티나 엘살바도르, 일부 아프리카 국가를 '거지소굴 같은 나라'라고 폄하하는가 하면,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백인우월주의 시위 유혈사태 당시에는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맞불 시위대를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을 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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