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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는 '후리스 전쟁' 중...독주 흔들리는 유니클로에 형형색색 도전장
패션업계는 '후리스 전쟁' 중...독주 흔들리는 유니클로에 형형색색 도전장
  • 김혜원 기자
  • 승인 2019.10.26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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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 장기화로 SPA(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구가하던 유니클로가 힘을 잃은 가운데 패션 브랜드들이 본격적인 '추동전쟁'을 시작했다. 이랜드 스파오, 신성통상 탑텐 등 SPA 브랜드뿐 아니라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K2 등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추동(F/W)시즌 패션 트렌드로 떠오른 '플리스(Fleece)' 시장에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쳐지고 있다.

폴리에스터에 보풀을 일으켜 양털처럼 만든 외투를 플리스라고 부른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겐 '후리스'란 이름이 퍽 익숙한 편이다. 1998년 섬유업체 도레이사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플리스 소재 제품을 출시해 대중화를 이끌었던 유니클로가 일본식 발음인 '후리스'를 제품명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뽀글이'로도 불리며 지난해부터는 확실한 보온 원단 히트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형형색색의 플리스 원단. [사진출처=언스플래시] 

그 이름이 가진 상징성만큼 국내 플리스 시장에서 유니클로의 존재감은 막강했다. 일본기업이라는 핸디캡에서 불구하고 유니클로가 최근 5년간 고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국내 첫 제품 출시 이후 14년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의 7~8월 매출은 60%까지 급락했다. 지난달 후리스 등 가을 신상품 출시와 파격적인 할인 공세로 가까스로 매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급격한 내림세다. 여기에 후리스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최근 공개한 후리스 광고 동영상이 '위안부 조롱' 논란을 부른 끝에 방송 송출을 접어야 하는 사태를 맞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유니클로의 '베이직 아이템'을 대체하며 떠오른 국내 브랜드 탑텐(TOP10)은 대표 제품인 '플러피 플리스'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플러피 플리스 생산 물량을 지난해보다 5배가량 늘렸다. 이와 함께 플리스 재킷 1+1 선구매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보다 다양해진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린다는 전략이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글로벌 SPA 브랜드 스파오는 올해 플리스 제품 수를 27종에서 36종으로, 생산량은 2.3배 늘려 출시했다. 현재까지 판매량은 세 배 증가했다.

유니클로는 '후리스' 브랜드로 성가를 높였다. [사진=연합뉴스]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구체적 성과를 낸 곳도 있다. F&F의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달 1일 플리스 제품을 처음 선보인 뒤 현재까지 3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출시 직후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이미 4차 재주문까지 이뤄진 상태로 디스커버리 측은 올해 매출 5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2~3만원대에 형성된 기존 유니클로 후리스와 달리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플리스 '부클 하이넷 자켓'과 '케이드 플리스 다운자켓'은 각각 17만대, 29만원대에 판매된다. 타사 후리스 제품과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디스커버리는 써모라이트(Thermolite) 원사를 사용해 단열 효과를 높이고, 무게감을 줄이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구가하며 편리함과 브랜드 네임밸류를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또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플리스 물량을 전년 대비 3배가량 확대하고 스타일도 총 13종으로 다양화했다. 곱슬거리는 털이 특징인 프랑스 견공 비숑 프리제에서 영감을 얻어 '비숑 플리스 자'을 선보인 K2는 양털 모양의 플리스 소재와 구스 충전재를 적용한 안감을 활용, 하이브리드 플리스 자켓을 선보였다. 플리스에 다운 충전재를 결합해 바람에 취약한 플리스 소재의 단점을 보완하고, 보온성을 강화해 한겨울까지 단일 아우터로 착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후리스 출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는 패션 브랜드들. [사진=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K2, 스파오, 탑텐 제공]

여기에 그치지 않고 K2는 백두대간 후리스를 출시하는 등 '애국심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일본 제품에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큰 요즘 호랑이를 상징하는 안승일 작가의 작품을 디자인에 도입한 것이다. 이양엽 K2 의류기획 부장은 "백두대간은 전개 중인 '러브 코리아' 프로젝트의 4번째 제품이다. 기능성은 물론 상징적 디자인 등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올 초부터 이어진 뉴트로 열풍과 동물의 가죽 등을 사용하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방식이 맞물려 실용적인 플리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을·겨울 시즌은 의류 단가가 여름과 비교하면 10배 정도 높아 패션업계의 한해 농사를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후리스 1등 브랜드' 유니클로가 주춤한 틈을 타 많은 브랜드가 플리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만큼 찬바람, 칼바람 속에 그 각축전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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