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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안' 제주항공-'적자그늘' 에어부산...불거지는 LCC 불시착 위기
'안전불안' 제주항공-'적자그늘' 에어부산...불거지는 LCC 불시착 위기
  • 김혜원 기자
  • 승인 2019.11.02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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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과 '노(No) 재팬' 운동의 직격탄으로 국내 항공업계가 유례없는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항공사들이 일본 여행객 수요 급감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와 중국 등으로 대체 노선을 짜고 있지만 이마저도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국내 2호 저비용항공사(LCC)로 ‘첫 LCC 1조원 매출 돌파’ 타이틀을 거머쥔 제주항공까지 영업 손실이 예상되고, 3호 LCC 에어부산은 창립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해야 할 정도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LCC 업계 부진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보잉사 항공기에서 또다시 결함이 발견되면서 해당 기종의 하늘길 불안과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 연쇄 안전사고에 신뢰 흔들리는 제주항공, ‘보잉발 리스크’ 이슈까지

취항 중인 6개 국내 LCC 가운데 시장점유율 1위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제주항공은 연이은 ‘안전불안’ 사태에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부산을 떠나 김포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07편이 기체 이상으로 탑승객 184명을 공포에 떨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스템 점검으로 예정보다 1시간 13분 늦게 출발한 이 여객기는 이륙 9분 뒤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가 감지돼 기수를 돌려 40여분 만에 김해공항으로 회항했다.

당시 승객들이 SNS에 전한 상황을 보면 제주항공 승무원이 “비상탈출 가능성이 있다. 가지고 있는 모든 짐을 버리고 최대한 앞좌석에 밀착해야 한다”는 내용의 긴급안내 방송을 내보내면서 승객들은 40분 이상 공포에 휩싸였다.

제주항공은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에도 기장이 직접 조종 장치를 조작해 수동 비행이 가능하지만, 야간비행 상황인 점 등 안전을 우선 고려해 회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제주항공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고객들에게 사과하면서 “고도유지 스위치 문제로 이륙이 지연됐으며 이를 해결한 뒤 이륙했지만, 자동조종장치에 이상이 생겨 회항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륙 전 자동조종 관련 소프트웨어(SW) 8종 중 2종의 오류를 발견하고 이를 수정하려 했지만 실패한 뒤 그대로 이륙했다”며 “비행을 시작하자마자 자동조종 관련 나머지 6종의 SW도 다 먹통이 돼 김해로 회항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공개한 회항 사유와 전혀 다른 주장이 나오면서 제주항공이 회항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제주항공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문제 해결’은 제작사 매뉴얼에 따라 비행 가능한 조치를 완료하고 운항했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0133편 여객기가 이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벗어나기 직전 기체 이상으로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이처럼 제주항공 여객기의 연쇄 안전사고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신뢰지수는 떨어지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보유한 ‘기종 리스크’ 이슈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국 보잉사가 지난달 24일까지 자사 항공기 737NG 계열 기종 1133대를 점검한 결과 53대에서 동체균열이 발견돼 운항 중지를 발표하면서다. 1차로 우선 점검한 보잉 737NG 기종 42대 중 9대(21.4%)에서 균열을 발견하고 운항중지 조치를 내린 국토교통부는 보잉사의 이번 발표 이후 긴급안전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에 도입된 항공기를 대상으로 이달까지 추가 긴급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보유 중인 항공기 45대 모두 보잉 737NG 계열인 B737-800으로 ‘보잉발 리스크’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뢰 하락만큼 떨어진 수익성도 문제다. 제주항공은 올 2분기 영업손실 274억원으로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제주항공이 3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 무차입경영 포기한 에어부산, 목메는 ‘인천이륙작전’

"(LCC 업계)불황에 특별한 타개책이 없다. 그냥 수요 증가를 기대할 뿐이다."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취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항공업계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3분기 저조한 탑승률을 기록하고 주력기 결함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한 하소연이다. 항공기업들이 노선조정·단기휴직·무급휴가 등 다양한 수익 개선 방안을 짜냈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적자가 확실시되는 에어부산은 지난 3월 오픈했던 대구 영업지점에서 7개월 만에 철수했다. 기존 사업 규모를 68%가량 축소하면서 대구에 배치했던 인력의 상당수를 인천과 김해 등 다른 지역에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 여객 수요가 제한된 부산·경남권을 벗어나 새롭게 취항하는 인천에서 반등을 노리겠다는 에어부산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그간 에어부산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 전체 매출의 45%가량을 확보했다. 그렇다 보니 다른 LCC보다 일본 불매운동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에어부산은 -14.02%까지 떨어진 2분기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11월부터 인천에서 출발하는 중국(닝보,선전,청두)과 대만(가오슝), 동남아(필리핀 세부) 운항을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인천이륙작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취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에어부산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한태근 사장. [사진=업다운뉴스DB] 

이를 위해 2007년 창립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섰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 100억원어치를 찍은 것이다.

그간 무차입경영을 유지했던 에어부산이 사모채 발행에 나선 것을 두고 회사의 재무건전성에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98.8%이었던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말 362.5%까지 급증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항공기 운용리스는 차입금으로 계상됐다. 이 영향으로 총차입금도 부채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투자비를 마련할 만큼 에어부산의 유동성이 빠듯해졌다는 분석이다.

올 2분기 LCC들은 비행시간의 이점을 앞세워 항공 수요를 과점하기 위해 가격덤핑을 감수하며 출혈경쟁을 이어갔다. 그 결과 국내 항공사들은 예외 없이 적자를 기록했다. 새로운 하늘길을 열더라도 운항거리, 현지사정을 고려하면 취항이 가능한 노선은 한정되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따른 과당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 만큼 재무구조가 건전하지 않은 일부 항공사는 올 연말이나 내년쯤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곳곳에서 나온다. 운항노선 확대로 새로운 여객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LCC들의 전략이 침체된 실적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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