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동빈 롯데 회장, '실패하며 배우자'더니 1년도 안돼 '비상경영' 선언 왜?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11.13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실패하며 배우자"를 외쳤던 롯데그룹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홈쇼핑 분야를 제외한 전 사업부문에서의 실적 부진이 비상경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연말 인사철을 맞아 사장단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최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지주·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150여 명이 참석한 경영간담회에서 비상경영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5대 그룹 중에 공개적으로 비상경영을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황 부회장은 “국내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장밋빛 계획이나 회사 내외부의 환경만 의식한 보수적인 계획 수립은 지양해달라”고 했다.

황 부회장의 발언이 관심을 끄는 것은 올해 초만 해도 신동빈 회장이 직접 강조했던 '빠른 실패'를 강조한 경영기조와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록 실패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 된다"며 "소극적으로 현실 안주에 빠지는 순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과감히 도전하고 변화하는 문화를 만들어달라"며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그룹 회장의 경영 기조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극적으로 변한 원인으로 유통BU(비즈니스 유틸리티)와 화학BU의 실적악화가 지목된다. 아직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반일감정으로 인한 불매운동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도 롯데그룹이 비상경영을 선언한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그룹 유통 사업의 핵심인 롯데쇼핑은 3분기 4조4047억원의 매출과 8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2%로 같은 기간 2.3%포인트 하락했다. 순손익은 마이너스(-) 233억원으로 적자전환 됐다. 올 3분기 실적은 중국의 사드보복 직격탄을 맞았던 2017년 3분기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이에 유통BU장을 맡고 있는 이원준 부회장 및 각 사업부문 대표들의 거취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작년 임원인사에서 식품BU장 및 화학BU장이 비교적 젊은 사장급으로 교체된 만큼, 이 부회장의 연임 여부가 재계의 큰 관심사다. 

롯데그룹은 오는 12월 중순경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간 신 회장을 괴롭혀 왔던 법적 리스크가 해소됐고, 동일인(총수) 지정 후 사실상 첫 인사라는 점에서 대규모 인사가 실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의 또 다른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의 상황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 중국의 신규 설비 가동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9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했다고 1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7.5% 줄어든 3146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9.1% 감소했다.

시장은 롯데케미칼이 올해 영업이익 1조1945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보는데 이는 2018년보다 39.3% 줄어드는 것이며 2017년과 비교하면 59.2% 급감하는 것이다.

롯데가 비상경영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데에는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경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날 “한국 경제가 내년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내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란 것이다. 실제로 롯데는 계열사별로 비용 절감뿐 아니라 투자 계획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