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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9] 'e스포츠'·'스트리밍'까지 넓어진 스펙트럼…'국제게임전시회' 본질은 퇴색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19.11.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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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19가 역대 최다 관람객을 경신하며 성황리 마무리됐다. e스포츠 대회, 행사에 참석한 유명 스트리머들이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했지만 '국제게임전시회'라는 본질에는 조금 거리가 멀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 관람객은 폐막일인 17일 오후 5시 기준 총 24만430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3만5133명보다 3.9% 증가한 역대 최대 기록이다. 기업 간 거래(B2B)관을 찾은 유료 바이어도 작년보다 12.3% 늘어난 2436명을 기록했다.

지스타2019에 참석하기 위해 줄 선 관람객. [사진=연합뉴스]

e스포츠와 인터넷 방송 등 게임에서 파생한 콘텐츠의 인기가 크게 올라갔고,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신작 가뭄을 겪는 가운데에서도 펄어비스와 넷마블 등 업체가 분투하면서 흥행 면에서 작년 이상의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지스타에 참석한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게임 그 자체보다 관련 산업이 주류가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게임 업체 라이엇게임즈의 신작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체험관이 아프리카TV 부스에 마련됐고, 리그 오브 레전드 BJ멸망전 올스타전도 이곳에서 진행됐다.

e스포츠의 활성화,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등 이른바 '보는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많아지다 보니 생겨난 현상이다. 지스타에 참가한 게임업체들도 이런 시류를 인지하고 있었다. 중국의 텐센트가 최대주주(84%)로 있는 슈퍼셀은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모았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전반적으로 e스포츠 같은 이벤트가 더 많은 행사가 됐단 느낌이 있다"며 "신작이 없다는 것은 우울한 현실이지만, 또 다른 측면으로는 게임 이용이 '보는 것'으로 바뀌어 가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꼭 부정적으로만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LG울트라 기어 모니터로 고 주사율을 강조한 LG전자. [사진=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비게임사가 대거 지스타 현장에 등장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지스타 현장에선 통신사인 LG유플러스와 제조사인 LG전자가 부스를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에서는 처음이자 단독으로 지스타 2019에 참여했다. '클라우드 게임'을 5G 보급 확대를 위한 주요 콘텐츠로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홍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LG전자는 행사장 내에 720제곱미터 규모의 공간에서 LG V50S 씽큐, LG 듀얼 스크린,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LG 울트라기어 17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를 전시했다. 특히 V50S 씽큐와 LG 듀얼 스크린을 각각 150대 준비해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과거 지스타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걸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게임 전문 인터넷 방송인들이 이 자리를 메웠다. 아프리카TV, 유튜브 게이밍 등 스트리밍 플랫폼뿐만 아니라 B2C에 참여한 게임사 대다수가 유명 인터넷 방송인을 섭외했다.

아프리카TV는 지스타 기간 중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최강을 가리는 ‘아시아 인플루언서 e스포츠 페스티벌(AIEF)’을 열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PC경기의 경우 현장에서 직관한 관람객 외에도 아프리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시청한 누적 시청자 수는 4만명으로 집계됐다”며 “해외 플랫폼의 경우 중국에서만 123만명 정도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 유튜브 게이밍 등 스트리밍 플랫폼뿐만 아니라 B2C에 참여한 게임사 대다수가 유명 인터넷 방송인을 섭외했다. [사진=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다만 지스타2019는 '국제게임전시회'라는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대형게임사는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다. 펄어비스와 넷마블이 신작 공개로 선방했지만, 해외 게이머의 이목까지 끌 수 있는 대작 신작을 보유한 게임사의 참여는 점점 줄고 있다.

여기에 5년 전만 해도 BTB관에 머물렀던 중국게임사는 이제 BTC관 전면에 나섰다. 올해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는 슈퍼셀로 선정됐다. 지난해 에픽게임즈에 이어 2년 연속 해외게임사가 메인 스폰서를 차지한 것이다. 국제게임전시회의 면모를 갖출 수 있는 참여사 확보는 물론 체계적인 지원이라는 필수적인 요소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스타2019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국내 유망 게임·앱 창업 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인 '창구' 참여 기업을 소개하는 '창구 스타게이트'도 운영됐다. [사진=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위안이라면 이번 지스타가 인디 및 국내 중견 게임사와 관람객을 이어주는 창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이다. 먼저 지스타 인디게임개발사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스타인디쇼케이스’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29개 개발사가 심사를 통해 현장에 부스를 마련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국내 유망 게임·앱 창업 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인 '창구' 참여 기업을 소개하는 '창구 스타게이트'도 운영됐다. 창업기업에게는 B2C 전시를 통한 신규 유저, 그리고 자체 B2B 매칭을 통한 국내외 투자자·퍼블리셔와 접점이 마련됐다.

지스타 2019는 역대 최대 관람객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지만, 신작게임에 대한 기대와 두근거림을 선사하던 과거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최대 규모의 '국제게임전시회'를 표방하는 지스타가 게임산업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내년 행사에 결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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