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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황금알은커녕 배앓이만...커지는 양극화에 후발주자들 '휘청'
면세점, 황금알은커녕 배앓이만...커지는 양극화에 후발주자들 '휘청'
  • 김혜원 기자
  • 승인 2019.11.23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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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 사업이 최근 들어 계륵이 됐다. 대기업인 한화와 두산에 이어 시내면세점까지 수익성 악화로 백기를 드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세청이 진행한 11월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입찰)에서는 면세점 '빅3(롯데·신라·신세계)'가 모두 불참하면서 사상 최초로 사업권이 유찰되는 등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외부의 환경 변화와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매출이 늘어남에도 영업손실을 보는 ‘속빈 강정’ 장사가 이어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철수를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적자 경영을 해온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철수를 예고한 것은 외면받는 시내면세점의 실상을 새삼 확인케 했다. 2015년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후 이듬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면세점을 개장한 제주관광공사는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0일 제주도의회 도정질의에서 "제주관광공사의 경영 위기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 시내면세점"이라며 "출발 당시 상황과 목표, 경쟁 환경을 이겨내지 못했다. 현재 철수를 전제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관광공사와 같은 시기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두산과 한화도 이미 조기 철수를 선언했다. 한화와 두산이 면세 시장에서 선두 그룹은 아니지만, 대기업 계열사가 사업 진출 3년 만에 경영을 포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한화갤러리아는 특허 만료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은 지난 9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조기 종료했다. 3년간 영업손실이 1000억원 넘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사업을 지속할수록 이익구조 전환이 어렵다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지난해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을 유형자산에 투자하며 백화점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두산의 두타면세점 또한 3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두타면세점은 2016년 477억원, 2017년 1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3년간 적자가 모두 600억원 넘게 쌓였다. 지난해 간신히 10억원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중장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고 면세점 사업을 중단했다.

이외에도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중견 면세점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SM면세점은 3년간 69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동화면세점 또한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 국내 빅3 면세점 [사진=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제공]

대기업 계열사도 특허권이 보장한 5년의 기한을 채우지 못하면서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입찰도 흥행에 참패했다. 관세청은 지난 14일까지 서울(3곳), 인천, 광주 등 시내면세점 5곳의 특허 신청을 받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 한 곳만 서울 시내면세점에 입찰했다.

침울한 중소·중견 면세점과 달리 승자독식 구도를 형성한 면세업계 빅3인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외형적인 성장을 선도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원에 육박했다. 사상 최고치다. 이중 롯데면세점 4조4332억원, 신라면세점 2조9701억원, 신세계면세점 2조930억원으로 3대 면세점 매출이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면세업계 선두권업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해외 공항면세점(롯데·신라면세점)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거나 면세점 내 문화예술공간을 도입(신세계면세점)하는 등 경영 전략을 재편해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면세업계가 계열사 등과 시너지가 가능한 회사와 아닌 회사로 확연히 구분되자 빅3처럼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메이저기업들만 성가를 높이고 있다. 또한 면세업계 큰 손인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로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을 유치하기 위한 송객수수료 부담이 커진 것 또한 면세업체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후발주자들로선 면세점 사업 입지가 더욱 줄어드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2014년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지난해 13개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는 공항 입국장 면세점까지 생겨 면세점 사업이 포화상태에 빠졌다. 인바운드 관광객이 확보되지 않은 채 무리한 면세점 확대는 모두에게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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