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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신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권봉석 사장에 대표직 물려주고 용퇴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11.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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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한국의 가전을 세계 최정상에 올려놓은 주인공으로 평가받는 ‘가전신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은퇴한다. 후임은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사장)이다.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의 은퇴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권봉석 사장이 LG전자의 새 대표이사(CEO)에 선임됐다고 28일 밝혔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왼쪽)과 권봉석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권 사장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요소들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연결, 콘텐츠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IT 기업들의 핵심 과제인 디지털 전환의 최적임자다”라고 CEO 선임 배경을 밝혔다.

권 사장은 LG전자에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디지털 전환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임무를 맡았다.

조성진 부회장은 1976년 9월에 입사해 LG전자에서만 만 43년 2개월을 몸담았다. 조 부회장은 2016년 말 LG전자 CEO에 선임되며 LG 브랜드를 글로벌 1위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LG전자는 생활가전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세계 최대 가전 업체인 미국 월풀을 앞서며 또 하나의 신화를 더했다.

조 부회장은 “안정된 수익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길 수 있게 돼 다행이다. 더 튼튼하고 안정된 회사, 미래가 좀 더 담보된 회사로 만들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돌아봤다.

그는 “LG전자가 영속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1등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새 CEO인 권봉석 사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사진=LG전자 제공]

조성진 부회장은 LG전자의 생활가전 세계 1위를 이끈 ‘가전장인’으로 불렸다.

조 부회장이 입사할 당시만 해도 세탁기 보급률은 0.1%도 안된 시절이었지만 그는 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2012년까지 36년간 세탁기에 매진하며 확신을 현실로 이끌었다. 2012년 말에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전반을 맡았다.

그는 세탁기 사업을 통해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H&A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꿨다. 지속적인 R&D 투자,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적 수익구조 등을 기반으로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을 높였다.

조 부회장은 수익 기반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가전’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판단했다. 한국 가전업체로 처음으로 초(超)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超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을 성공적으로 런칭해 LG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신개념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 등 세상에 없던 제품뿐 아니라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코드제로 A9 등 고객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획기적인 가전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가전업계에서는 ‘신(新)가전’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가전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세상에 없던 제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4년 연속 매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역대 최대’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조 부회장은 생활가전에서 쌓아온 글로벌 성공체험을 바탕으로 LG전자 전(全) 사업에 혁신 DNA를 이식해왔다.

그는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성장 동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용 헤드램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오스트리아의 ZKW 인수했다.

또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이전하는 용단을 내렸다.

조 부회장의 프리미엄 전략은 TV 사업에서도 주효했다. 그는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올레드 TV에 집중하며 TV 사업의 수익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로봇,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위한 선제적 투자와 역량강화에도 거침이 없었다. 그는 미래사업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해 로봇사업센터와 같은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해외에 인공지능연구소를 개소하는 등 미래 사업을 위한 역량 강화에 힘썼다. 국내외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인재들과 직접 만나며 인재 영입을 직접 챙겼다.

뿐만 아니라 그는 외부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며 미래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빠르게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는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경영자가 아닌 선배로서 조언자 역할을 자처하고 주기적으로 많은 직원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를 마련했다.

미래준비를 위해 도전하는 문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빠르게 변하는 사업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성공 방식, 관행적으로 해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발 빠르게 시장을 살피고 도전해 실패하더라도 그 가치를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에 앞장섰다.

조 부회장은 지금이 LG전자가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 판단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춘 젊은 사업가의 새로운 리더십이 LG전자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CEO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조성진 부회장의 배턴을 이어받은 권봉석 사장은 기술과 마케팅을 겸비하고 현장 감각까지 갖춘 전략가로 통한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을 두루 경험하며 사업가의 길을 밟아왔다.

그는 올해 MC사업본부장과 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며 1주일에 하루만 여의도 본사인 트윈타워에 출근할 정도로 현장인 평택과 마곡을 챙겼다. 현장을 찾아 TV, 스마트폰, 모니터 등 여러 제품의 품질과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전략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권봉석 사장은 어려운 사업을 맡을 때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과를 보여줬다.

그가 HE사업본부장에 부임한 첫 해인 2015년 상반기에는 본부가 영업적자를 냈다. 2011년 23조9030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17조4000억원대로 급감했다.

그는 HE사업본부의 체질 전환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웠다. 이익이 나지 않는 제품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불필요한 제품은 개발하지 않았다.

일례로 화면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중심부를 움푹 들어가게 한 ‘커브드 TV’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2013년 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라며 동시에 커브드 TV를 출시했지만 권 사장이 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커브드 TV 판매를 중단시켰다. TV는 거실에서 가족이 함께 보기 때문에 한 명의 시청자에게만 초점을 맞춘 커브드 TV가 주력 제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권 사장 판단에는 늘 고객이 중심에 있다. 그의 예상대로 커브드 TV는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대신 올레드 TV에 집중했다.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올레드 TV는 프리미엄 TV로 확고히 자리잡으며 국내외 TV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MC사업본부장과 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권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가 MC사업본부장을 맡은 올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생산시설과 인력을 재배치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또 LG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사업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보급형 제품에서 중가대 제품까지 확대한다. 스마트폰 라인업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개발 역량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G전자 MC사업본부는 5G 서비스의 본격적인 개시에 맞춰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LG 듀얼스크린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부사장 6명, 전무 13명, 상무 30명 등 총 49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승진규모는 56명(부사장 5명, 전무 12명, 상무 39명)이다.

LG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단기적인 사업성과뿐 아니라 본원적인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했다고 전했다. 또 미래준비를 위해 성장 잠재력과 탁월한 역량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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