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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거점 잡아라"…국내 배터리 3사, 전기차 시대 개막 앞두고 '무한 경쟁' 돌입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12.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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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업체 3사가 국내에서 팽팽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거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 배터리 공장을 세워 ‘전기차 시대’ 개막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려는 모양새다.

삼성SDI는 울산과 중국 시안, 헝가리에 각각 배터리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독일 BMW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결성했다. 이날 삼성SDI는 BMW그룹에 3조8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BMW그룹은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 동안 29억 유로(약 3조8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삼성SDI에서 구매하기로 했다.

 '전기차 시대' 개막을 앞두고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영토 확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그래픽=연합뉴스TV]

삼성SDI와 BMW의 협력이 장기간 이어진 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쌓아온 글로벌 자동차 업계 네크워크가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삼성전자 사장이었을 때 독일로 건너가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당시 BMW 회장을 직접 만나 사업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등 배터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챙겨왔다.

삼성SDI는 사업의 중심축을 모바일, IT(정보기술) 등 소형 배터리에서 전기차 배터리로 옮기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넓히고 있다. 2013년 울산 공장에서 처음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한 이후 2015년 중국 시안, 2017년 헝가리에 각각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우고 글로벌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약 1조8000억원을 쏟아 부은 삼성SDI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규모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는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는 것에 앞서 4분기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을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릴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부문 사상 첫 흑자 전환 시기는 기존 예상대로 4분기에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BMW그룹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상윤 BMW그룹코리아 대표이사 및 본사 임원들.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정기인사에서 나란히 배터리 분야 강화를 선언했고, 하루 차이로 해외 전기차 공장 설립 소식을 알려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LG화학은 세계 4위이자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과 미국 오하이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고 6일 밝혔다. 양사가 지분 50대50으로 각 1조원씩 출자하고,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5일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한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총 10억 위안(약 1680억원)을 투자해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배터리 합작법인 ‘BESK’를 설립해 지분 49%를 보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월 중국 EVE에너지와도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출자 금액은 SK이노베이션 5799억원, EVE에너지 5억2500만 달러(약 6200억원)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은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총 7개에 달한다. 현재 7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0년까지 1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초 완공될 헝가리 공장까지 합치면 생산 능력이 19.7GWh로 확대된다.

[그래픽=연합뉴스]

최근 그룹 인사를 실시한 LG와 SK의 배터리 분야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CEO인 신학철 부회장과 김준 사장을 유임하는 동시에 배터리 관련 조직을 강화했다.

LG화학은 김동명 전무를 자동차전지사업부장으로 선임하며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LG화학은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으로 보임한 이후 원통형 EV 등 신시장 확대를 통한 글로벌 고객 확보, 원가 절감을 통한 제품 수익성 개선 등 소형전지 사업의 지속적인 이익 창출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해 김 전무를 승진했다”고 설명했다.

또, 배터리 사업의 근본적인 제조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재료 구매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전지사업본부 CPO 조직을 신설하고, 배터리연구소장인 김명환 사장을 선임했다.

[그래픽=SK이노베이션 제공/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대표로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을 보임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대폭 강화했다. 지동섭 사업 대표는 지난 2년간 CEO 직속의 배터리 사업의 성장전략을 모색해 온 E모빌리티 그룹의 리더를 겸임하면서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배터리 관련 전방위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밑그림을 그려왔다.

이주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초기 시장에서 선발 주자인 LG화학,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등의 기존 고객을 SK이노베이션 등 후발주자가 잠식하고 있다”며 “공급망 구조 변화로 기존에는 협력 관계였던 기업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는 무한 경쟁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배터리 3사의 경쟁이 앞으로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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