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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규 노조'였던 르노삼성차, 6개월만에 또 꺼낸 파업 카드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19.12.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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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3년 연속 무분규 임금단체협상(임단협) 타결로 자동차업계 노사관계의 모범사례로 꼽혔던 르노삼성차 노조가 또 한 번 파업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매부진과 생산절벽에 따른 생존권 보장 차원의 파업이지만, 르노삼성 본사는 원만한 노사관계에 따라 신차 배정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이날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찬반투표에서 과반이상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되면 노조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수위와 파업 시기 등을 정하게 된다. 노조는 사측이 신차 배정을 일부러 늦추고 생산물량 감축을 앞세워 위기감을 높여 내부 구조조정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노조 측은 지난 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예정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 가결로 사측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9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교섭 협상을 시작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라인.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라인. [사진=연합뉴스]

본사 측은 노조의 파업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노조 파업을 이유로 르노그룹은 신차 배정에 반대했다.  르노삼성은 닛산 캐시카이 3세대, 신형 XM3 수주를 추진했지만, 올해 초 캐시카이 유치에 실패했다. XM3 역시 내수 물량은 확보했지만 연 8만대에 이르는 유럽 수출물량도 배정받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도 지난달 사내 메시지를 통해 XM3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노사 협력을 강조했다. 시뇨라 사장은 "유럽 수출용 XM3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성공, 경쟁력 있는 수출 가격, 그리고 부산 공장 생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회사 재도약을 위해 노사간 대승적인 결단과 협력을 통해 생산경쟁력을 끌어 올려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임단협 타결에 실패한 뒤 르노삼성노조가 파업을 시작하면서 3년째 이어진 르노삼성 노사의 무분규 임금협상이 깨지게 됐다. 

그간 르노삼성노조는 동종업계 노조 가운데 비교적 온건한 성향으로 분류돼 왔다.

노조는 2012·2013년 임금동결에 이어 2015년 호봉제 폐지와 임금피크제 도입, 관리자 활동유지비 폐지까지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노조를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노조는 지난해부터 근무환경 개선과 본사의 배당 구조 정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결정했다.

THE NEW QM6 출시를 'THE NEW QM6 로드쇼'를 진행한 르노삼성자동차.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차 부산물류센터.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2017년 르노삼성은 40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3년 흑자로 돌아선 뒤 지금껏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2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효과다. 구조조정의 효과는 매우 컸고 노동생산성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노조는 현장 노동자들의 작업량이 2배가량 증가했고 이들의 노동부담감도 늘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17명이 근무하는 부서에서 11명이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생산현장에서 구급차에 실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노조는 배당 구조에 대한 정상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618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2000년 삼성차 인수 당시 인수금액인 6150억원보다 많은 배당금을 챙긴 셈이다. 반면 노조는 조합원 가운데 적잖은 수가 최저임금에 밑도는 기본급을 받고 있지만, 사측이 기본급 인상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임금교섭 문제로 갈등을 겪다 우여곡절 끝에 6월에야 겨우 '상생 선언문'에 사인했지만 6개월만에 또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노조의 투표결과 기다리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으로 모법노조라는 평가를 받은 르노삼성노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판매부진과 생산절벽에 따른 생존권 보장 차원의 파업을 결정했지만, 본사는 우호적인 노사관계가 우선시돼야 신차배정을 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시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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