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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출신 '펭수' 집 지어준 온실가스 배출 1위 기업 포스코..."기만당했다 느낄 것"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12.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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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포스코가 EBS의 인기 캐릭터 '펭수'를 기업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기만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7일 '남극의 파괴자 포스코는 펭수를 기만하지 마라!'는 논평을 통해 "포스코가 펭수를 기업 브랜드 마케팅에 이용하는 일체의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당연히 그 사과에는 포스코가 과감하고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하고 지키겠다는 진정성 있는 약속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 16일 집 없이 소품실 구석에서 지내는 남극에서 온 EBS 연습생 펭수에게 철로 만든 집을 지어줬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는 고객사와 함께 만드는 건설자재 브랜드 '이노빌트'를 적용해 약 한 달의 제작 기간을 거쳐 펭수의 새로운 숙소인 '펭숙소'를 완공했다. 펭수의 얼굴을 고해상도로 인쇄한 포스아트 외장재도 넣었고, 내부는 펭수의 화보와 펭수를 형상화한 소품으로 꾸몄다. 

철로 만든 '펭숙소'는 일산 EBS 사옥 로비에 설치됐다. 

포스코가 지어 EBS 사옥 로비에 설치한 '펭숙소' [사진=포스코 제공]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온실가스 배출로 남극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남극 출신 컨셉의 펭수를 기업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기만적 행위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포스코는 2017년 기준 710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11%를 차지하는 수치로, 국내 기업 중 배출량 1위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국내외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꾸준히 온실가스 배출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에서 "남극 출신의 열 살짜리 황제펭귄 펭수는 펭귄의 날을 맞아 방문한 극지연구소에서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해 있는 고향의 펭귄들 소식을 듣고 '엄마, 아빠'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펭귄"이라며 "펭수가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작지만 중요한 실천들을 이어가는 이유기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변화의 진실들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는 EBS가)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기업의 협찬을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거기에 펭수까지 출연시킨 것은 무척 실망스럽다"라며 "EBS측은 그동안 펭수가 기후 변화로 피해를 받는 생물종인 '펭귄'임을 거듭 확인해 오지 않았던가. 펭수를 좋아하고,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시민들은 EBS의 무신경함 때문에 펭수가 기만당했다고 느낄지도 모른다"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EBS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라며 "소품실에 사는 펭수의 열악한 환경이 우려스러웠다면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에게 숙소를 협찬받기보다, 더 친환경적인 집을 고민하고 그 과정을 콘텐츠화 하는 공공성을 발휘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EBS가 교육방송으로서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펭수'를 보살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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