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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전 열풍'에 기름 부은 LG·삼성 비방전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12.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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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올 한 해 가전업계에는 ‘신(新)가전’ 열풍이 불었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 출생한 이들을 뜻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가전 시장의 핵심 구매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이목을 끌만한 새로운 형태의 가전제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제는 집에서 직접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고, 세탁소에서처럼 의류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채소를 재배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26일 집안에서 사용하는 신개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를 최초로 공개하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와중에 국내 가전 1~2위를 다투는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상대 제품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비방전을 서슴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가전은 올해 생활가전 시장의 핵심 키워드다. 전통가전의 판매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 개선에 고심하던 차에 신가전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이 같은 고민을 덜고 있다.

LG전자가 'CES 2020'에서 신개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를 처음 공개한다. 왼쪽부터 새로운 식물재배기와 와인셀러, 냉장고를 빌트인으로 구성한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맥주제조기 등으로 신가전 사업에 먼저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했다. 회사의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가 올해에 역대 3분기 기준 최고 매출액(5조3307억원)을 기록한 것이 신가전 열풍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LG전자는 신가전 제품의 구조적인 성장으로 인해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가전제품은 필수소비재 성격이 짙어 수요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고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신가전의 도움으로 LG전자 H&A사업본부 실적도 수직 상승했다”면서 “지난해 H&A 국내 매출액이 30~40% 증가했는데, 올해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LG전자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자사 건조기가 국내 시장에서 올해 7월부터 점유율 50%를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IFA 2019’에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를 비롯해 무선청소기 ‘제트’,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등 신가전 3종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지역별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건조기·에어드레서 등 라이프 스타일 가전 판매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무선청소기 ‘제트’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신가전이 가전업계의 대세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라이벌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상호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광고 등을 통해 자사 제품의 장점을 알림과 동시에, 상대 제품의 단점을 스스럼없이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삼성제트 팩트체크 - 안심 청소 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삼성전자는 자사 무선청소기 모델인 삼성제트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해당 청소기가 냄새와 세균의 주범이 될 수 있다”며 점검을 권유했다. 특히 물걸레청소 기능을 탑재한 무선청소기의 경우, 먼지가 지나가는 길에 물기가 있을 시 먼지가 물과 뭉쳐 냄새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제트는 먼지청소와 물청소를 따로 하기에 청소기 내부에 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없다”고 자랑한 삼성전자는 “지금 ‘청소기 냄새’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라”며 끝을 맺었다. 26일 현재 조회수 99만회에 육박한 이 영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 무선청소기인 ‘코드제로 A9’을 저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제트와 달리 코드제로 A9은 먼지청소와 물청소를 한 번에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금 '청소기 냄새'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라"며 LG전자 무선청소기인 '코드제로 A9'을 간접적으로 저격했다. [사진=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저격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9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의류케어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라는 영상을 게재하고 LG전자의 건조기로 추정되는 제품을 샀다고 자랑하는 여성에게 “건조기 쓰다 보면 열교환기에 먼지 쌓이는데, 직접 청소할 수 있는 거야? 건조하면서 고인 물로 열교환기를 자동세척해주는 제품은 열교환기에 먼지 쌓여서 냄새날 수도 있대”라고 지적하는 친구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는 “그래서 물과 먼지가 닿지 않도록 설계돼 있는지, 열교환기를 직접 보고 청소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건조기 ‘그랑데’는 LG전자의 건조기와 다르게 직접 보면서 손쉽게 청소할 수 있는 열교환기라는 점을 부각한 것.

건조기 전체 시장에서는 LG전자가 1위이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6~8월까지 그랑데 판매량이 1월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7월 판매량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최근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논란이 된 의류건조기에 대해 ‘찾아가는 리콜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주춤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맹추격을 펼치는 형국이다.

신가전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다음달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0’에서도 LG와 삼성의 신경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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