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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횡령·배임 기업에는 주주권 행사한다...경제단체 “경영개입 강한 우려”
국민연금, 횡령·배임 기업에는 주주권 행사한다...경제단체 “경영개입 강한 우려”
  • 김혜원 기자
  • 승인 2019.12.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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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그동안 '주총 거수기', '종이호랑이' 등 달갑지 않은 비판을 받았던 국민연금이 횡령·배임이나 사익 편취 등으로 기업가치가 떨어졌는데도 개선 의지가 없는 기업에 대해 이사 해임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두고 경제단체들은 노동계·시민단체의 기업경영 개입 길이 열렸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국민연금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27일 2019년도 제9차 회의를 통해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과 범위, 절차 등을 규정한 ‘국민연금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고 보건복지부가 밝혔다.

국민연금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27일 2019년도 제9차 회의를 통해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과 범위, 절차 등을 규정한 ‘국민연금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측은 횡령·배임·사익편취 등으로 기업가치가 추락했는데도 개선 의지가 없는 투자기업에 대해 이사해임, 정관변경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선다. 기금위는 상법, 자본시장법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장 적절한 주주제안 내용을 결정할 방침이다.

경영계와 노동계, 시민단체의 의견도 수렴했다. 국민연금은 적극적 주주활동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산업의 특성과 기업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당초 수탁자책임활동을 1년 단위로 설정했던 것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나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할 경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금위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연금은 의결권행사 방향의 주총 전 공개, 의결권행사 위임, 위탁운용사 선정시 가점 부여방안 등을 마련해 투명하고 공정한 주주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에 대한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국내 자본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만들고자 하는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의 주된 취지는 기업 경영에 개입하거나 간섭하려는 것이 아니며, 기업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여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여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경영계 입장을 반영해 주주제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추가됐다. 주주제안을 하는 경우 개별기업의 특성과 사정은 물론 산업계 상황을 반영해 주주제안 자체를 철회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넣어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연금이 불가피하게 주주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자의적으로 결정되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 절차를 투명하게 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에 대해 경제단체들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국민연금 기금위 결정을 비판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기금운용위원회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경제계의 지속적인 의견수렴 요구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금운용위원회는 노동계와 시민단체 측의 의견을 반영해 사실상 국민연금의 적극적 경영개입을 위한 수정안을 가결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쳐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글로벌 경쟁과 산업구조 변화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어 기업의 경영권 보호가 절실한 시점에 정부가 국민연금까지 동원하여 우리 기업을 옥죄는 시책을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입장문에서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개입과 지배구조 간섭이 늘면 신산업 진출과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 할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우리 경제의 활력도 잃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오늘 통과된 가이드라인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