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5G 세계 최초 상용화 원년, 빛과 그림자는?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12.30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2019년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역사에 ‘5G 원년’으로 기록된 해다. 미국과 치열한 물밑대결을 펼친 끝에 가까스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었는데, 4차 산업혁명의 ‘동맥’ 역할을 하는 5G를 기반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힘을 쏟을 수 있었다. 반면 커버리지 구축 속도가 느려 이에 따른 품질 문제, 정부와 통신사 간 요금 책정 이견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는 지난 4월 3일 오후 11시 5G 스마트폰을 전격 개통해 세계 최초 상용화를 선포했다. 당초 예정일보다 이틀 가량 앞당겨 상용화를 알렸는데,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으려 했던 미국 버라이즌은 분루를 삼켜야했다.

2019년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역사에 '5G 원년'으로 기록된 해다. 미국과 치열한 물밑대결을 펼친 끝에 가까스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었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이통 3사는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보다폰, AT&T, 도이치텔레콤, KDDI, 차이나텔레콤 등 굴지의 기업들이 협력을 제안해왔다.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Tech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고, KT는 글로벌 최대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과 5G 로밍 서비스를 펼치는 등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중국 3대 이통사 중 하나인 차이나텔레콤과 5G와 관련해 전방위적 협력을 다짐했다.

5G 상용화와 함께 선보인 5G 전용 단말기는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를 출시하면서 “기존 LTE(4G) 대비 최대 20배 빠른 전송 속도, 초저지연, 초연결성이 특징이다”라고 했다. 소비자들은 5G를 보다 빨리 체험해보길 원했고, 갤럭시S10 5G를 비롯해 LG전자의 ‘V50 씽큐 5G’ 등 초창기 5G 단말기가 불티나게 팔렸다. 갤럭시S10 5G는 출시 5개월여 만에 200만대, V50과 후속작 V50S는 도합 90만대가 판매됐다.

이통 3사가 5G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통신 서비스의 중심이 B2C(소비자 대상 거래)에서 B2B(기업 간 거래)로 확대됐다. 5G가 스마트폰의 통신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스마트 팩토리,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등으로 파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통 3사는 다른 업계들과 손을 맞잡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KT는 현대중공업그룹과 ‘5G 기반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SK텔레콤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과 스마트건설 기술을 고도화하고 건설 자동화를 구축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엔지니어들이 SOC 실증연구센터에서 스마트 건설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4월 상용화 이후 10월 말까지 약 398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남은 과제는 여전히 적지 않다.

5G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통 3사는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쳤는데, 이것이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이통사들은 LTE에서 5G로 넘어가는 시기에 초기 가입자 수를 최대한 확보하면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시장에서 긴 시간 동안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출혈도 감수했다. 결국 리베이트(판매보조금)가 판을 치면서 ‘공짜폰’이 쏟아져 나왔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진화에 나섰다. 경쟁사의 5G 전송 속도가 느리다고 깎아 내리는 등 통신사들끼리의 비방전도 이어졌다.

5G 전국망 구축 역시 아직은 먼 이야기다. SK텔레콤은 올해 연말까지 7만개 이상의 5G 장비를 구축할 예정이며 KT는 11월말 기준 5G 장비를 6만3000여개, LG유플러스는 6만7000여개 구축했지만 아직은 모든 지역에서 온전히 5G를 체험할 수는 없다. 이통 3사 모두 수도권을 비롯한 광역시에 5G 장비가 집중돼 있다.

건물 내부와 지하철 등에서도 5G를 아직 이용할 수 없다. 참여연대는 이달 12일 5G 상용화 8개월이 지났지만 네트워크 ‘먹통’이 끊이지 않는다며 이통 3사의 5G 서비스 가입자 7명과 함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통사가 제공한 커버리지맵(통신 범위 지도) 상으로는 5G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인데도 실제로는 5G 전파가 터지지 않아 LTE로 전환되는 게 잦고, 이 과정에서 ‘먹통 현상’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5G 단말기 사용자 3만32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통 3사의 5G 서비스 만족도는 30% 초반대에 그쳤고, 커버리지 만족도는 3사 모두 30% 이하로 낮았다.

5G라는 새로운 인프라 등장에 걸맞은 눈에 띄는 킬러 콘텐츠가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12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5G 이용자 자율분쟁조정신청 기자회견에서 김주호 민생팀장(왼쪽)이 분쟁조정신청 배경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의 갈등도 풀어야한다.

정부는 이통 3사에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통신사들은 현재는 5G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통 3사 5G 요금제는 최저 수준이 5만5000원인데, 이보다 낮은 3만~4만원대 요금제가 출시돼야 한다고 정부는 주장한다. 이에 통신사 대표들은 5G망 투자 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많아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30일 5G 요금제 일부를 개편, 내년 1월 1일부터 KT처럼 8만원대 이상의 데이터 완전 무제한 공식 요금제를 내놓기로 하면서 이통 3사의 지향점이 중저가 요금제 신설을 통한 5G 저변 확대가 아닌 ‘ARPU 턴어라운드’임이 확인됐다.

지향점이 다른 정부와 이통 3사가 내년에는 이견을 좁히며 요금제 문제를 해결할지가 5G 시장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