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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폭로 인사보복' 안태근, 무죄 취지 파기환송…서지현 검사 "도저히 납득 어려워"
'성추행 폭로 인사보복' 안태근, 무죄 취지 파기환송…서지현 검사 "도저히 납득 어려워"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0.01.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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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대법원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에게 보복성 인사조치를 내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의 2심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사건 당사자인 서지현 검사는 대법의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고 즉각 반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9일 안 전 검사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안 전 검사장이 인사 담당 검사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에게 보복성 인사조치를 내린 혐의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의 2심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 검사를 성추행했고 이후 서 검사가 이를 문제삼으려 하자 2014년 4월 정기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성추행과 부당 사무감사 의혹은 혐의에서 제외됐다. 성추행 혐의는 당시 친고죄가 적용돼 고소 기간이 지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안 전 검사장은 당시 검찰 인사 등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인사권을 남용해 서 검사가 수십 건의 사무감사를 받거나 통영지청으로 발령 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1심은 "성추행 비리를 덮기 위해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지위에 있음을 이용해서 피해자에게 부당한 인사상의 불이익을 줬다"며 "국민의 믿음과 검찰 구성원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징역 2년을 선고, 안 전 검사장을 법정구속했다. 항소심 역시 "안 전 검사장에 대한 엄벌은 불가피하다"며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안 전 검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인 서기호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직권남용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대법원 판결문을 입수해 면밀히 검토·분석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이것이 서지현 검사와 상의한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부부장검사로 근무 중인 서 검사는 2018년 1월 검찰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서 8년 전 안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고발했다. 이후 서 검사를 시작으로 성폭력 피해를 알리고 가해자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확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