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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 유도'형 MMORPG에 편중된 韓 게임, 다양한 장르 앞세운 中 공세에 안방 내주나?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20.01.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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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2020년 새해에도 한국시장을 향한 중국게임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순위 톱10에는 4개의 중국 게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차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게임이 MMORPG에 치중된 반면 중국게임은 각기 다른 장르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201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한국 게임업계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 편향으로 인해 유저들의 피로감이 커지면서 중국게임에게는 기회, 한국게임에게는 위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따르면 지난 16일 출시한 중국 요스타의 야심작 ‘명일방주’가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구글플레이 인기 3위, 매출 9위에 올랐다. 이날 기준 플레이스토어 매출 톱10 순위를 봐도 중국게임은 4개나 이름을 올렸다.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사진=구글플레이 게임 매출순위 화면 갈무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리니지2M이 1·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3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중국 릴리스 게임즈의 라이즈 오브 킹덤이다. 이와 함께 기적의검(5위), 샤이닝라이트(10위)도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차트에 오른 한국게임 6종 가운데 5종이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MMORPG인 반면 중국게임 4종은 각각 전략 시뮬레이션, 서브컬처 기반 수집형 디펜스, MMORPG, 방치형 RPG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게임사가 '질보다 양'으로 양산형 저질 MMORPG를 마구 출시했다면, 이제는 '양보다 질'로 노선을 전환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참신한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출시 나흘만에 순위 급상승을 기록한 '명일방주' 측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요스타 측은 이번 성과에 대해 "웰메이드 디펜스와 캐릭터 수집 및 성장의 묘미가 절묘하게 결합된 장르가 MMORPG의 반복 사냥에 지친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코어유저층이 매우 두터운 리니지M·리니지2M을 제외하면 사실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악마의 게임'이라는 별칭이 붙은 '시드 마이어의 문명'의 요소와 슈퍼셀의 히트작 '클래시 오브 클랜'의 요소가 섞인 듯한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출시 초부터 국내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명일방주'. [사진=요스타 제공]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게임사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 근무 경력이 있는 업계관계자는 "중국게임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얘기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이미 업계 내에는 상당한 긴장감과 위기의식이 퍼져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게임업계는 수익성 창출에만 신경쓰다보니 수익성 창출이 용이한 MMORPG에 지나치게 의존했다"고 지적한 이 관계자는 "결국 장르 다변화를 내세우며 퀄리티에 집중한 중국게임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저들의 반응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이 취미라 밝힌 30대 직장인 A씨는 "MMORPG를 모바일로 하기에는 피로도가 크고, 페이 투 윈(Pay-to-Win) 구조의 게임은 이제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A씨는 또한 "딱히 중국게임을 많이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명일방주', '브롤스타즈', '붕괴3' 같은 게임은 재밌게 플레이했다"며 "유저는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보다는 재미유무 로 게임을 고른다"고 강조했다.

위기감에 휩싸인 한국 게임업계도 부랴부랴 MMORPG 의존도를 줄이려고 시도하고 있다. 넥슨은 다음달 4일 서브컬처 기반의 어반 판타지 장르 '카운터사이드'를 출시한다. 넷마블은 배틀로얄과 MMORPG 융합한 신장르의 A3:스틸얼라이브를 내놓는다. 이외에도 몇몇 중견 및 중소게임사가 장르다변화를 표방하며 신작을 준비중이다.

다만 적지않은 관계자들은 이러한 시도가 조기에 시도돼야 했다고 지적한다. 한국 게임업계의 다소 안일한 태도가 중국게임이 한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연초부터 장르다변화를 내세운 중국게임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게임업계가 어떤 대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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