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기업 빚 증가속도가 전 세계 주요 34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빠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의 ‘글로벌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 빚 비율은 95.1%로, 1년 전보다 3.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33개국과 유로존을 포함한 34개 지역 중 두 번째로 큰 수치다. 1위는 홍콩(71.0→77.3%, 6.3%포인트), 3위는 중국(51.9→55.4%, 3.5%포인트)이었다. 

빠르게 늘어난 가계 빚은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속에서 주택 매매와 전세자금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가계 빚과 더불어 기업 부채도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비금융 기업의 부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GDP 대비 101.6%로, 전년 동기 대비 6.3%포인트 늘었다. 이는 7.5%포인트 늘어난 브라질(95.8→103.3%)에 이어 2위다.

정부부채 증가세는 크지 않았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40.2%로 1년 전보다 3.5%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영국(10.1%포인트)이나 중국(4.6%포인트)보다 적은 수치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 빚의 빠른 증가로 가계, 비금융법인, 정부, 금융법인을 모두 합한 총부채의 GDP 대비 증가 속도는 34개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글로벌 부채는 총 252조60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9조6000억달러 늘어났다. 가계부채가 1조7000억달러, 비금융법인 부채는 3조1000억달러, 정부 부채는 4조달러, 금융법인 부채는 8000억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