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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시설공단, 조류 사망 사고 잇따르는데 '갑질' 우려에 무대응...직장 내 괴롭힘엔 '솜방망이'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2.0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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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경북 영주의 한 현장에서 투명 방음벽에 새들이 부딪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갑질'이 될 우려가 있다며 손을 놓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책으로 제안된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 부착을 요구하는 것이 '갑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12월 송년회 자리에서 발생한 직원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가해자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사고, 부패, 이월예산이 없는 3-Zero 운동을 적극 전개하며 모든 국민께서 마음으로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게끔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갑질 및 부패 척결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이같은 태도에 외부에는 지나치게 민감하고 내부적으로는 직원 감싸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본지가 입수한 한국철도시설공단 감사실의 '직장 내 사건 조사결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송년회에서 철도시설공단 모 본부 A대리가 같은 부서 B사원의 뺨을 1회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B 사원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다. 

'직장 내 괴롭힘 등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관한 감사실의 감사 결과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건 다음날 이후 4회에 걸쳐 사과를 하고 피해자가 이를 받아들여 이달 17일 '직장 내 괴롭힘'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점이 참작되어 가해자 A대리에게 '주의' 조치를 내리는데 그쳤다.

특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건 감사실이 "사건이 발생한 모 본부에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에 따라 가급적 상담자와 조사자는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와 "직장 내 괴롭힘 예방지침 개정과 관련 매뉴얼 마련하기 바란다"는 '조치할 사항'을 개선요구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현재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지에 대해 묻자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분리 조치했다"고 답했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 외부 환경문제 소극적 대응 논란 

3일 뉴스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경북 영주의 한 철도건설현장 투명 방음벽에 새들이 부딪혀 무더기로 죽어 가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하고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공사에 사용되는 투명 방음벽은 철도시설공단이 현대산업개발 측에 제공한 관급자재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 부착이 제안됐다. 전채은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는 뉴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없던 도로나 건물을 만드는 것은 동물 생태계를 침범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계획단계부터 환경영향평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금이라도 당장 5x10 규칙을 적용한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공사 계획단계에서 해당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계획단계부터 인지하고 있었으며 도심지이기 때문에 투명 방음벽으로 세웠고, 또 철도시설공단 측에서 일방적으로 현대산업개발에 지금 당장 스티커를 붙이라고 지시하는 것은 ‘갑질’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는 시공사에 대한 '갑질'이라는 표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시공사와의 협의도 문제지만 현재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 추가 문제는 공단 재정상에 반영이 안 되어 있다"며 "행정 절차와 내부규정에 따라 집행이 되어야 하기에 공단 자체 해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최대한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될수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가 적용된 사례 [사진=환경부 제공]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가 적용된 사례 [사진=환경부 제공]

김 이사장 부임 이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KTX의 안전관리 강화, 인도네시아·인도·이집트 등 해외사업도 성공적으로 진행중이다. 또 남북철도 사업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굵직한 사업성과도 중요하지만 내외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보다 세심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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