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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로 드러난 '부품 리스크'...완성차 업계, 공급선 다변화 가능할까?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2.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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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는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부품 확보가 안돼 초유의 생산공장 셧다운 사태를 맞았다. 이로 인해 중국에 편중되어 있는 자동차 부품 공급선을 동남아시아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국내차 생산 부품 리스크 현실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난달 31일부터 국내 완성차 업계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쌍용차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업체의 중국 현지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는 소식이 들려온 뒤, 현대·기아차 국내 조립공장들마저 특근 취소 등 비상이 걸렸다.

이는 중국 정부가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으려 춘절 휴무를 연장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자연스레 공장 휴업이 연장되는 추세로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 완성차 업계 [사진=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업계 [사진=연합뉴스]

중국정부가 예정대로 춘절 휴무를 연장하면서 이달 7일 현대자동차 국내 생산공장 대부분이 문을 닫고, 기아차도 10일 생산을 중단했다. 부품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국내 중소 부품 협력사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중국 공장 재가동을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11일엔 르노삼성차까지 여파가 미쳤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신종코로나 여파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중국산 부품 재고가 10일까지 모두 소진됨에 따라 당초 예고대로 이날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내 부품 공장이 대부분 춘제 연휴가 끝나는 10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며 "생산 준비 기간과 수입 기간 등을 고려해 부품수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나흘간 공장을 멈추고 17일부터 정상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은 건 자동차의 신경에 해당하는 핵심부품인 '와이어링하니스'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87%는 중국산"이라며 "현 상황으로는 국내와 동남아 생산을 늘려도 중국 생산량의 20∼30% 정도밖에 채우지 못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 업체별로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편중 문제에 대한 시각과 위기의식 달라 

하지만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편중 문제에 대한 시각과 위기의식은 업체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공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공장 [사진=연합뉴스]

먼저, 현대차와 기아차는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유로 현대차그룹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현지에 함께 나간 국내 협력기업들의 공장에 부품을 대거 맡기면서 중국 공장 의존도를 높여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들보다 중국의 협력업체들이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협력기업들도 결국 부품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 국내보다 중국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선택을 하게 되어 현대차그룹은 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현대차그룹은 중국 일변도를 벗어나 다방면으로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내 협력업체의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물량을 일부 조달하는 방안도 일부 시행에 들어갔고, 국내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1일 현재 현대차그룹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와 협력해 칭다오 총영사관을 통해 와이어링하니스 생산의 핵심거점인 산둥성에 공문을 보내 공장 생산 재개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본지의 취재 결과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번 사태를 겪은 뒤에도 대안이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쌍용차 본사 [사진=연합뉴스]
쌍용차 본사 [사진=연합뉴스]

먼저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재고비용을 줄이려고 재고를 최소화하다 보니 이런 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쌍용자동차는 현대차나 기아차와 달리 차종이 다양하지 않다 보니 공급선을 다양화한다는 것도 어려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에도 "1~2달 버틸 수 있는 재고라는 건 이번 와이어링 부품 문제와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쌍용차 생산라인은 중국이 휴무를 끝낸 상황이라 12일에 정상적으로 부품이 들어오면 13일부터는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는 부산공장이 11일부터 14일까지 휴업에 들어가 17일 재가동할 예정이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는 또 다른 입장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우리는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구축한 기업이라 공급망이 통합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외에도 멕시코 등에서 부품 조달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닛산로그의 사례를 들며, "일본 지진 때문에 부품공급이 일시 중지됐을 때에도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사태는 단기적이라는 판단하에 나흘간 공장 가동을 멈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건 국내 완성차 업계 전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업체별로 처한 현실에 따라 입장차가 존재한다. 

한편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사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이는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기업들이 수출 부진 영향으로 자동차 생산량을 조절한 영향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1960년대부터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부품 협력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구성했기 때문에 중국 공장 폐쇄에 따른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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