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경남 양산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맞붙겠다는 의사를 밝힌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절반의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와 홍 전 대표의 양산을 출마로 한국당 공천 잡음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아직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고향 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변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의 양산을 출마 선언에 대해 "잘못된 장소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의사를 피력함으로써 '절반의 수확'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고수해온 홍 전 대표는 전날 경남 양산을로 옮겨 출마할 수 있다는 협상안을 내놨다. 양산을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다. 또한 친노그룹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홍 전 대표의 양산을 출마가 최종 확정된다면 ‘양산대전’이 21대 총선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홍 전 대표는 전날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며 "(홍 전 대표가) 나한테 사과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거목이 될 나무를 엉뚱한 데다 뿌리를 박게 하면 거목으로 자랄 수 없는 것 아니겠나"며 직접적인 거론 대신 비유를 통한 답변을 내놨다. 이는 홍 전 대표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공관위가 홍 전 대표의 양산을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 사안을 결정할) 공관위 회의도 아직 안 했다. (오늘 오전 회의에선) '내가 이렇게 얘기할 거다'라는 얘기만 공관위원들에게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교안 대표가 지난 7일 ‘정치1번지’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홍 전 대표까지 PK(부산·경남)험지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자유한국당의 공천 잡음은 어느 정도 잦아드는 모양새다. 다만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여전히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고향 출마'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부산·경남(PK), 여기도 굉장히 중시하는 지역이다. PK 지역은 빼앗긴 곳을 탈환해야 한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지역은 말할 나위도 없이 수도권, 여기의 탈환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을 미뤄보면 공관위가 김 전 지사에게 또다른 ‘PK험지’인 경남 창원성산 출마를 제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창원성산은 정의당 고(故) 노회찬 의원의 별세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같은 당 여영국 의원이 당선되는 등 진보 성향 표심이 강한 곳이다.
김 위원장은 "어디로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지역구를 하느냐는 건 추후 공관위에서 엄정하고 밀도 있게 논의한 다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둘 다 한국당으로선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같이 갈 방법이 뭔지 논의 중"이라며 "내일이나 모레(까지) 여론의 추이를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