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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 돌입한 두산중공업, 탈원전·두산건설 흡수합병 부담에 '구조조정' 나서
'명예퇴직' 돌입한 두산중공업, 탈원전·두산건설 흡수합병 부담에 '구조조정' 나서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0.02.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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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순환휴직만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두산중공업이 결국 '명예퇴직'을 결정하며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영향으로 경영이 악화된데다 두산건설을 품으며 감당해야 하는  재무적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18일 사업 및 재무 현황에 맞춰 조직을 재편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기술직 및 사무직을 포함한 만45세(75년생) 이상 직원들로 약 2600여명에 달한다. 이달 20일부터 3월 4일까지 2주 간 신청을 받는다.

두산중공업 [사진=연합뉴스]
두산중공업 [사진=연합뉴스]

명예퇴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임금(월급)을 지급하며, 20년차 이상 직원에게는 위로금 5000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최대 4년 간 자녀 학자금과 경조사, 건강검진도 지원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사업 및 재무 현황에 맞춰 조직을 재편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명예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며 "임원 감축과 유급순환휴직, 계열사 전출, 부서 전환 배치 등 강도 높은 고정비 절감 노력을 해왔지만,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인력 구조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이 경영악화에 시달리기 시작한 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된 2017년부터였다.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 건설이 백지화된 후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해외 원전 수출도 어려워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보다 이른 시기에 이미 위기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의 매출 하락은 2013년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이후 단 한 번도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특히 발전설비 시장이 석탄화력발전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변화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부터 수주잔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2015년 8조4000억원이었던 신규 수주 물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1800억원으로 줄었다. 때문에 매출액(개별 기준)도 감소했다. 2015년 5조원대였던 매출액은 2018년 4조1000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는 2조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악화는 곧 재무 부실로 이어져 연간 2000억원이 넘던 영업이익은 2018년 1800억원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628억원에 그쳤다. 4분기 결산이 나온다 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하나의 악재는 지난해 말 100% 자회사로 전환한 두산건설의 상장폐지다. 두산중공업은 전환상환우선주(RCPS) 인수 및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두산건설에 1조원 이상을 지원했지만, 결국 두산건설은 상장폐지로 치달아 두산중공업의 품에 안겼다.

이렇듯 경영악화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조직규모를 줄여 나갔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수백 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을 줄이거나 다른 계열사로 보냈다. 지난해 말에는 전체 임원 65명 가운데 13명에게 퇴사를 통보했다.

올해 초부터는 전 직원 6000여 명 가운데 과장급 이상 2400여 명을 대상으로 급여의 절반만 받는 '2개월 순환 휴직'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인력의 유출도 있었다.

18일 두산중공업은 결국 명예퇴직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먼저 지난 2017년 5월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에 대응해야 한다.

풋옵션은 발행 후 3년이 지난 시점부터 풋옵션을 주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두산중공업의 주가를 고려하면 대부분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 지출이 컸다. 

업계에 따르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산그룹은 최근 재무적투자자(FI)를 만나 유동화가 가능한 계열사 주식, 매출채권 등으로 자금 조달을 시도하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의 일부 사업부 매각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