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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 자사주 소각·주주친화 정책...정기선 부사장 경영권 승계 본격화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2.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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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최근 현대중공업지주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향후 3년간 70%의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주주친화 정책이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승계를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창사 후 처음으로 자사주 48만8000주를 취득 후 소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는 발행주식의 총 3%로 129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자사주 취득 기간은 다음달 7일부터 5월 6일까지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지주는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향후 3년간 배당 성향을 70% 이상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는 작년과 동일한 주당 1만8500원을 책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705억원이다.

자사주 소각 발표 이후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가는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지주가 자사주 취득 후 소각 발표를 한데다 현대중공업 조선해양 부문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의 실적이 동반 상승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15.4% 늘어난 15조18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2902억원, 순이익 2131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30여 년 만에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대 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치 활동에 나선 후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별 전문 경영인 체제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중공업지주의 행보가 그룹 지배구조 체제 개편 등으로 이어지고 자사주 소각에 따른 지분 조정이 이루어지면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기존 지분 25.8%에서 26.6%로 올랐고, 정기선 부사장은 5.1%에서 5.3%로 올랐다. 이들 부자의 지분을 합치면 기존 30.9%에서 31.9%으로 1%포인트 늘어났다. 

더불어 최근 2년간 배당소득세를 제외한 정몽준 부자의 배당소득은 총 1573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배당소득은 14%의 배당소득세와 지방소득세 1.4%를 더해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된다. 이를 통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나온 것이다.

정기선 부사장의 최근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 현대중공업그룹 대표로 참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해외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와 조선·정유·엔진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룹내 공식직함도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등 총 3개다.

다만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선 정몽준 이사장의 지주 지분을 상속 및 증여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정몽준 이사장이 보유한 지주 지분가치는 현재 1조2500억원 수준인데 이를 물려 받으려면 대략 8100억원의 증여세가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재계에서는 '정기선 체제'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상속 및 증여 문제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권오갑 회장의 역할이 남아있다는 게 중론이다. 권 회장은 정몽준 이사장의 최측근인데다 40여 년간 현대중공업의 역사와 함께 했다. 

결국 정기선 체제의 출범은 권 회장이 기업결합심사와 노조의 반발, 일본의 딴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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