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지난해 4분기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이자 등 소득에서 매달 빠져나가는 '비소비지출'이 100만원을 넘어서며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4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수준이다. 가계 대출이 늘면서 이자비용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9.8% 늘어난 104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 477만2000원에서 22% 정도를 비소비지출에 사용한 셈이다. 비소비지출은 세금·이자·연금 등 소비에 쓰이지 않고 빠져나가는 돈을 뜻한다.
비소비지출은 지난해 3분기 전년보다 6.9% 는 113만8200원을 기록했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규모가 컸다. 지난해 4분기 비소비지출 규모는 전분기보다 작았으나, 증가율은 오히려 더 커졌다. 4분기 기준 비소비지출이 100만원이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졌으나 2017년 2분기(2.7%)부터 11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자비용 지출 증가세도 가팔랐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11만99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7% 늘었다.
최근 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부담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통계층의 설명이다.
근로소득세, 사업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세금을 의미하는 경상조세 납부액은 18만7800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연금과 사회보험 납부액은 각각 7.9%, 10.1% 늘어난 16만5000원, 16만9500원이었다. 교회 등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은 13만2000원으로 6.7% 증가했다. 과태료 등 비경상 조세 납부액은 7400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었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13.2% 늘어난 28만3000원이었다. 증가폭은 전분기(13.4%)보다 둔화했지만, 여전히 큰 수준이다. 2분위의 비소비지출 역시 13.2% 늘어난 57만6400원, 3분위의 경우 12.2% 늘어난 90만2600원이었다. 소득 4분위의 비소비지출 규모는 7.0% 증가해 121만8300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는 비소비지출이 9.2% 증가해 225만3200원에 달했다. 5분위 비소비지출 증가폭은 2018년 4분기(17.1%) 이후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