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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역할론 딜레마' 반박 나선 현대중공업, 재무구조 이상 없나?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2.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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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자회사들이 재무적 위기에 빠질 때마다 증자에 나서고 주주친화정책까지 발표해 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부담이 가중되어가는 '지주 역할론 딜레마'에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지주의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며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1일 자사 홈페이지에 '주주친화정책에 필요한 현대중공업지주의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공지사항에서 "최근 발표된 주주친화정책으로 인해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사실 관계를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6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48만8000주를 매입, 소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발행 주식 중 총 3%, 금액 기준 약 1293억원 규모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다음달 7일부터 5월 6일까지 3개월 간 이를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한 언론은 지난 13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 역할론'에 대한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주요 자회사들이 재무적 위기에 빠질 때마다 증자에 나서며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해 왔지만, 누적된 차입금과 상장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주가는 지주사 자체의 위기를 부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지적처럼 현대중공업은 자회사의 재무적 위기를 적극적인 주주 환원책으로 넘기면서 시장의 관심을 돌리는 시도를 함으로써 지주사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증권가에선 현대중공업지주의 주가 수준이 지난 2017년 재상장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분할 상장 이후 48만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주주환원책이 발표되던 시기엔 역대 최저가인 26만2500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지주가 주요 자회사가 재무적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재무지원을 하면서 생기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설이 나올 때 인수 자금 조달 계획 상 현대중공업의 분할 존속법인(현 한국조선해양)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조2500억원 상당의 금액을 투입받으면서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율(30.95%) 상당인 약 4000억원을 담당하게 되며 주가가 3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9월 현대일렉트릭(지분율 37.74%)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밝힌 뒤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해 말에 초과 청약(120%)을 진행했고, 효자 노릇을 하던 현대오일뱅크마저 불황의 영향을 받으면서 올해 초에 또 한 번 영향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해 9월말 보고서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자체 차입금은 2조8000억원이며 차입금 의존도는 33.7%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더불어 1년 내 만기 도래 차입금 규모가 1조3000억원, 한국조선해양 유상증자 금액 규모 4000억원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재무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우려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주주친화정책에 필요한 지주의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사우디 아람코사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약 1조40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12월 매각대금을 수령했다"며 "자사주 매입 자금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문제에서도 "주요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도 정제마진 하락에도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인 3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증명한 바 있다"며 "비정유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도 친환경선박 서비스 실적에 힘입어 전년대비 60% 이상 성장한 약 9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분 매각 대금과 향후 자회사로부터 수취할 배당수익을 고려 시, 주주친화정책에 필요한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또 현대중공업은 "2019년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며 "현대중공업지주의 순차입금은 현대오일뱅크 지분매각 대금 수령으로 인해 지난해 9월말 2조8000억원에서 같은 해 12월 1조4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재무구조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지난해 12월 발행한 보고서에서는 "9월 말에 비해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부담이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대금 수령 후에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수정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규모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지만 순차적으로 도래할 단기차입금은 대부분 상환 및 차환을 완료해 현재 4000억 수준에 불과하며 기업결합 이후 사용될 유상증자 대금 4000억원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이런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구조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가 자회사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역할이지만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만큼의 자금 충당 선에서 끝나야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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