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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中 판호 규제벽 더 높아진다…한숨 커진 韓 게임업계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20.02.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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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중국의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 문제가 수년째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모바일게임 시장 규제의 벽이 한층 높아진다.  현지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을 등록할 때 판호 제출이 의무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게임업계의 시름이 더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 유료 게임 앱 등록 시 중국신문출판총국이 발급하는 판호 제출이 의무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6월 30일까지 현지 출시할 유료 또는 부분유료화(인앱결제) 게임의 판호를 제공해달라는 앱스토어 각주가 업데이트됐다.  

그동안 애플 앱스토어에는 판호를 기재하지 않아도 출시 및 서비스가 가능했다. 안드로이드가 주류인 중국시장 특성상 앱스토어는 상대적으로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해 컴투스 ‘서머너즈워’, 넷마블 ‘스톤에이지M’, ‘BTS월드’ 등 몇몇 게임이 앱스토어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바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 유료 게임 앱 등록 시 중국신문출판총국이 발급하는 판호 제출이 의무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애플 앱스토어 화면 갈무리]

하지만 앞으로 판호 기입 의무고지를 위반할 경우 제재도 강력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판호 없이 앱스토어에 출시한 게임이 적발돼 70만여위안(1억2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 바 있다.

현지 안드로이드 마켓이 아닌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판호 제출이 의무화될 경우 한한령(한류금지령) 여파로 판호 발급이 막힌 국내 게임들은 중국 시장 진입이 말 그대로 원천 봉쇄된다. 

중국의 이같은 조치에 업계에서는 탄식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중국의 규제조치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에서 나서도 해결이 힘든데 회사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게임업계 종사자 중 누구도 중국시장의 잠재력과 메리트를 부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몇년전부터 판호규제가 이어지고 있기에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시장 의존도를 조금씩 낮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등 거대게임사의 행보에서도 관찰된다. 중국시장을  대신할 새로운 글로벌 수익원을 찾아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시장에서 조금씩 발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엔씨웨스트의 콘솔·PC 플랫폼 신작 게임 ‘퓨저(FUSER)’.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먼저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게임쇼 '팍스 이스트(PAX EAST) 2020'에 참가했다. 넷마블은 팍스 이스트 마지막 날인 다음달 1일(현지시간) 열리는 '마블 미스터리(Marvel Mystery) 패널' 세션에서 마블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북미 법인인 엔씨웨스트는 팍스 이스트에서 콘솔·PC 플랫폼 신작 게임 ‘퓨저(FUSER)’를 공개한다. 퓨저는 엔씨웨스트가 퍼블리싱 하고, 미국의 음악리듬 게임 전문 개발사인 ‘하모닉스’가 제작한 신개념 인터랙티브 음악 게임이다. 엔씨웨스트는 2020년 가을 북미와 유럽에 퓨저를 출시할 계획이다. 플레이스테이션 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 PC 등 4개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한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는 7년 만에 국제 게임쇼 ‘E3 2020’에 참가한다. E3는 매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로,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3년 이 행사에서 ‘와일드스타’ 시연 공간을 운영한 후 E3를 비롯한 다른 국제 게임 전시회에 참가한 적이 없다. 

펄어비스도 이번 E3 기간에 '붉은 사막'과 '도깨비' 등 현재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펄어비스는 재작년부터 E3에서 현지 팬을 대상으로 한 신작 발표회를 열어 오고 있다.

다만 신시장 개척 시도에도 중국판호 규제의 벽이 허물어지지 않는다면 한국 게임산업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한중이 서로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상반기 중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정돼 판호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게임업계에서는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판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옅어진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양국간의 우호관계에도 이상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규제 완화가 아닌 도리어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국 게임업계의 한숨섞인 우려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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